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가 테슬라에 기술을 주고 그 대가로 테슬라 매출 일부를 배분받는 방안이 논의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테슬라와 xAI를 비롯해 스페이스X, 뉴럴링크 등 머스크가 소유한 회사들 간 연결성이 점점 커지는 모양새다. 다만 비상장사인 xAI와 달리 상장사인 테슬라는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xAI가 테슬라에 기술 및 자원을 제공하는 대가로 테슬라 수익 일부를 공유하는 거래를 논의 중이다. WSJ는 “테슬라는 xAI의 AI모델이 자사 첨단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인 ‘풀 셀프 드라이빙’(FSD) 구동을 지원할 수 있도록 허가하고, 그에 따른 매출 일부를 xAI와 나눌 것”이라고 전했다. 테슬라는 차량 구매자에게 월 99달러(약 13만2700원) 또는 일시불 8000달러(약 1072만원)에 FSD를 판매하고 있다.
다만 머스크는 WSJ의 보도를 즉각 부정했다. 그는 WSJ 보도를 요약한 엑스(옛 트위터) 게시물에 대해 “해당 기사를 읽지는 않았지만 (매출 배분을 논의했다는) 위의 내용은 정확하지 않다”고 적었다. 일론 머스크는 이어 “(테슬라는) xAI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을 필요가 없다”며 “WSJ는 헛소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테슬라 주주들은 머스크 사업의 주도권이 테슬라에서 xAI로 넘어갈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머스크는 테슬라의 인력·하드웨어를 xAI로 대거 이동시키고 있다. 이에 테슬라 주주들은 주주 이익이 침해될 수 있다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테슬라와 xAI의 주주 구성이 다른 점도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xAI는 세콰이어 캐피털,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 등 벤처 캐피털로부터 60억 달러를 투자받은 바 있다. 반면 xAI는 테슬라와 별다른 지분 관계가 형성돼 있지 않다. 테슬라와 xAI의 라이선스 거래가 이뤄질 경우 상장사인 테슬라가 머스크 개인 회사인 xAI에 사용료를 내게 돼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WSJ는 “테슬라가 수익의 일부를 머스크가 통제하는 별도의 회사에 넘기는 xAI와의 파트너십을 공식화하는 것은 머스크가 자신의 비즈니스 제국에서 자산을 자기 마음대로 이동시키는 관행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자산 분석 및 마케팅 컨설팅 업체 ‘인포마 커넥트 아카데미’는 최근 보고서에서 머스크의 재산이 연평균 110% 늘어나고 있다며, 3년 뒤에는 그가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1조 달러(1339조원)의 자산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