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이 8일 야당을 향한 검찰 수사를 '정치 탄압'이라 규정하고 재집권을 위해 단일대오로 싸우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이들은 당내 친명(친이재명)과 친문(친문재인) 등으로 분열시키려는 시도는 '가짜뉴스'이기 때문에 주의 깊은 관리가 필요하다는 데도 공감을 이뤘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문 전 대통령 전 사위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수사 등이 속도를 내면서 당내 세력이 결집하는 모양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2시께부터 40분가량 진행된 이 대표와 신임 지도부의 문 전 대통령 회동이 끝나고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의 회동은 지난 2월 이후 7개월 만에 이뤄졌다. 앞서 두 사람은 지난달 22일 만날 예정이었지만, 이 대표가 당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연기된 바 있다.
이재명 대표는 "김정숙 여사와 문 전 대통령 가족과 관련해 현 정부가 갖고 있는 기조는 법리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이해가 가지 않는 정치 탄압"이라며 "한 줌의 지지세력을 결집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전주지검 형사3부(한연규 부장검사)는 문 전 대통령 전 사위인 서모씨를 이상직 전 의원의 타이이스타젯 항공에 취업시키는 과정에서 경제적 이익을 얻은 것으로 판단해 문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피의자로 입건했다.
특히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이 대표, 신임 지도부에게 재집권 준비를 강조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은) 어느 때보다 강하고 일사불란한 지도부가 이끄는 민주당이 재집권을 위해 적극 활동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며 "민주당이 지금 잘하고 있고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당내 지지층 넓히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했다.
민주당은 최근 문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검찰 수사에 대응하는 '전 정권 정치탄압 대책위원회'를 꾸렸다. 해당 대책위는 9일 첫 회의를 열 계획이다. 위원장은 3선인 김영진 의원이 맡았고, 대책위는 황희·윤건영·김영배 의원과 함께 한민수·박지혜 의원 등 10여 명이 참여한다.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은 '가짜뉴스' 근절 필요성에도 의견을 모았다. 조 수석대변인은 "(가짜뉴스는) 박찬대 원내대표가 최근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을 때 교섭단체 조건 완화를 문 전 대통령이 요청했다는 것"이라며 "사실과 다른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는 갈등하고 분열하는 사이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추석 연휴를 앞두고 문 전 대통령 관련 수사가 검찰의 '추석 밥상'이라는 데는 범야권에서 의견이 모이는 상황이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지난 4일 문 전 대통령과 딸 다혜씨 검찰 수사를 두고 "추석 명절 밥상에 윤석열과 김건희 대신 다른 이름을 올리기 위한 국면 전환용 기획 수사"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