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급락으로 반도체주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연일 저점을 낮추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빚까지 내서 사들이고 있다. 고점 논란은 여전하지만 증권가는 반도체 업종 저점 매수 시기라며 비중 확대를 조언하고 있어 주목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7조891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5일 신용잔고 19조4226억원에서 증시가 폭락한 뒤 이틀 만에 17조원 초반까지 급격하게 줄었다. 최근 다시 증가세를 보이며 18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개인은 증시 폭락을 계기로 지난달 5일부터 이달 6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6조492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코스닥시장에서도 592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같은 기간 기관은 양대 시장에서 매도 우위를 기록했고 외국인도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2억원어치를 팔았다.
개인의 최대 관심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다. 삼성전자는 4조6304억원, SK하이닉스는 1조629억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삼성전자우도 1909억원 사들이며 개인 순매수 5위에 올랐다.
동시에 두 종목의 신용잔고도 커졌다. 삼성전자의 신용잔고는 지난달 5일 5825억원에서 이달 5일 6435억원으로 10.47% 증가했다. SK하이닉스 신용잔고 역시 같은 기간 10.34% 늘어 4195억원을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 신용잔고는 오히려 5.86% 감소했다.
개인투자자들은 반도체주가 상반기 시장 상승을 이끌어온 것처럼 여전히 주도주 지위를 잃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용잔고가 늘어나는 사이 주가는 더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3.74%, SK하이닉스의 수익률은 -9.70%를 기록했다.
일각에선 '고점론'이 나오고 있지만 국내 증권사들 역시 비중을 늘릴 때라고 입을 모은다. 또 당장 고점을 확인하기 위해선 오는 27일 예정된 마이크론 실적, 10월 초 예상되는 삼성전자의 잠정실적까지 확인한 뒤 방향성을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에 대한 현 시점 투자의견을 '매도'보다는 '보유 및 비중 확대'가 적합하다"며 "과격한 주가 하락이 무색하게 업종 피크아웃(고점 통과)을 가리키는 데이터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을 둘러싼 시장의 우려는 인공지능(AI) 사이클 종료와 다운사이클 진입, 레거시 D램 재고인데 이는 단기에 마무리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이어 "반도체 사업이 다운사이클로 진입하고 있음을 판단할 근거가 부족하고 여전히 D램 주도의 사이클이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과점에서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한다"며 "최근 주가 급락은 기초체력이 아닌 공포심에 기인한 투매 성격에 가깝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