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청이 한강의 기적과 반도체의 기적에 이은 '우주의 기적'을 창조하겠다."
윤영빈 우주항공청 초대 청장이 5일 우주청 개청 100일을 맞이해 마련된 기자간담회에서 포부를 밝혔다. 한국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인 우주청의 수장 윤 청장은 우주의 기적을 통해 한국 경제의 새 동력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우주 수송 비용이 적어야 민간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며 "경부고속도로가 경제발전의 기틀이 된 것처럼, 우주로 가는 빠른 길 '우주 고속도로'를 만들어 우주 경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발사체를 쏘는 비용을 킬로그램(㎏) 당 1000달러(약 130만원) 이하로 달성하겠다고 제시했다. 재사용 가능한 스페이스X의 발사체를 쏘려면 ㎏당 2000~3000달러(약 267만~400만원)가 든다. 반면 사실상 1회용인 누리호를 쏘려면 ㎏당 2만4000달러(약 3200만원)가 소모된다. 윤 청장의 계획은 국산 발사체 발사 비용을 스페이스X의 절반 수준으로 낮춘다는 것이다.
그는 "재사용발사체를 소형 발사체, 중·대형발사체에 적용할지는 아직 고민 중"이라며 "우선 가장 자주 쏠 수 있는 발사체에 적용하는 것이 비용 절감에 효과적일 것"며 "1년에 1~2번 쏴서는 안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궤도수송선과 재진입 비행기 개발도 공언했다. 궤도수송선은 특정 우주 궤도에서 다른 궤도로, 재진입 비행체는 우주에서 지구·화성 등 대기로 진입하는 비행체를 의미한다.
윤 청장은 "2026년 선행연구개발을 추진해 2030년에는 지구와 우주, 우주와 우주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는 수송 체계를 완성하겠다"고 했다.
민간 산업체의 시장진입도 활성화한다. 스페이스X와 NASA처럼 민간과 정부 기관의 협력 모델을 만들어 우주 탐사·경제 개발을 함께 이루겠다는 의도다.
윤 청장은 "민간 산업체의 시장 진입을 활성화하고 도전적 임무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위성 개발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며 "첨단 영상레이더 위성의 핵심기술을 국산화하는 등 핵심기술 확보와 비행모델 체계개발 이후 양산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내세웠다.
또 우주과학탐사의 전략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을 연말까지 수립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첫 프로젝트는 '제4라그랑주(L4)' 탐사가 될 예정이다. L4는 5개 라그랑주점 중 안정적인 중력을 가진 지대다. 우주정거장을 설치하는 데 가장 적합한 지역이라 평가된다.
윤 청장은 "세계 최초로 L4 지역에 우주관측소를 구축해 가장 효율적으로 태양풍을 적시에 관측하고 예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달 탐사와 관련해서 윤 청장은 "2032년 예정된 달 착륙선 발사를 지속 가능하고 장기적인 계획으로 확대하겠다"며 "지속 가능한 탐사를 위해 현지 자원 활용 기술과 모빌리티, 심우주 네트워크 구축 등 핵심 임무들을 국제사회와 연계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