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US스틸 日매각 불허 방침"…유권자 표심 흔들까

2024-09-05 11:26
  • 글자크기 설정

WP 등 외신 보도…US스틸 "인수 불허 시 제철소 폐쇄·본사 이전"

NYT "US스틸 인수 차단, 펜실베이니아에 이득 있는지 분명치 않아"

펜실베이니아 주 클레어턴에 위치한 미국 철강 몬 밸리 웍스 클레어턴 공장사진AP연합뉴스
펜실베이니아 주 클레어턴에 위치한 US스틸 몬 밸리 웍스 클레어턴 공장.[사진=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불허 방침을 발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데이비드 버릿 US스틸 최고경영자(CEO)는 일본제철과 거래가 실패하면 공장을 폐쇄하고 본사를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에서 이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불허 방침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 주에 이 같은 사실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뉴욕타임스(NYT)에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대한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심의와 관련해 “CFIUS는 아직 대통령에게 권고안을 전달하지 않았다”며 “그것이 이번 절차의 다음 단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정부는 CFIUS 심의가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고 밝혔고 US스틸도 일본제철과 마찬가지로 CFIUS로부터 어떤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일본제철은 지난해 12월 US스틸을 141억달러(약 18조3000억원)에 매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일본제철과 US스틸은 같은 달 CFIUS 심의를 요청했다. CFIUS는 외국인의 미국 기업 인수합병 등 대미 투자가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심사해 안보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시정 조치를 요구하거나 대통령에게 거래 불허를 권고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공개 반대했다. 그보다 앞선 지난 1월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발표에 대해 “즉각 저지할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등판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노동절인 지난 2일 US스틸 본사가 위치한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를 찾아 일본제철의 인수에 반대한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US스틸, 대선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에 1만1000개 일자리 창출
 
미국 여야가 한목소리로 US스틸 매각 불허 방침을 내는 것은 11월 대선을 앞두고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 노동자의 표심 등을 고려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현재 US스틸은 펜실베이니아에 직접 일자리 약 4000개, 간접 일자리 약 7000개 등 1만1000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일본제철은 미국 정치권과 노조의 반대 여론을 염두에 두고 추가 투자와 고용 확대를 약속하는 등 잇단 유화 정책을 내놓고 있다. 일본제철은 전날 US스틸 인수 이후 이사 과반수를 미국 국적자로 구성하고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본사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US스틸 매각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 대선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버릿 US스틸 CEO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매각 계획이 무산되면 피츠버그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몬밸리 제철소를 폐쇄하고 본사도 피츠버그 밖으로 이전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피츠버그는 쇠락한 공업지대인 ‘러스트 벨트’의 중심에 있는 도시다. 한때 석탄·철강 산업이 번성해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로 불렸다. 대도시권 인구가 약 250만명에 육박한다. 전미철강노조(USW) 본부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이 때문에 노동자 표심이 중요한 지역으로 꼽힌다. 피츠버그는 이번 대선에서 선거인단이 19명 걸려있고, 경합주 7곳 중 가장 중요하다고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의 2대 도시다.
 
US스틸이 피츠버그 내 제철소 폐쇄와 본사 이전을 감행한다면 현지 유권자들의 표심이 흔들릴 수 있다. NYT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차단하는 것이 반드시 펜실베이니아에 이로운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NYT는 “US스틸은 펜실베이니아에서 약 4000명의 근로자(직접 일자리)를 고용하고 있다”며 “US스틸은 일본제철과 거래가 성사되지 않으면 일자리를 줄이고 본사를 피츠버그에서 이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짚었다.
 
일본제철에 US스틸의 매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일본과 미국의 관계에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 내 외국계 다국적 기업을 대표하는 무역 단체 ‘글로벌비즈니스얼라이언스’의 대표인 낸시 맥러넌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합병(M&A)을 둘러싼 소란은 미국과 일본 간 관계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