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컨설팅 기업 ‘보스턴컨설팅그룹’은 AI 기술 활용으로 신약 개발에서 최대 50%의 시간과 비용 절약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 연구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진행된 임상 1상의 성공률은 50% 수준이다. AI 기반 신약 개발이 전통적인 방법의 임상 성공률을 개선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해당 연구에서 임상 2상 이후의 성공률 추적은 실패했다. 샘플 수가 너무 적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AI 기술 활용이 신약 개발의 성공률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는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AI로 찾아낸 신약후보물질이 사람이 찾아낸 것보다 임상시험에 성공할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보스턴컨설팅그룹 연구팀이 지난 1년 동안 AI를 통해 후보물질을 발굴한 프로젝트의 임상 성공 여부를 조사한 결과, 성공률이 87.5%에 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지난해 발굴된 후보물질 67개 중 임상 1상에 돌입한 물질은 24개였으며, 이 중 21건의 임상이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마두라 자야탕가 연구원은 “통계적인 결론을 내리기 충분한 수의 샘플은 아니지만, 산술적으로 계산했을 때 40%의 성공률은 제약바이오 산업 전체의 임상 2상 평균 성공률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2상과 3상 성공률이 기존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가정하더라도 AI를 활용하면 후보물질이 최종 상용화에 성공할 확률을 최대 18%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신약 개발은 그간 대표적인 ‘고위험 고수익’ 사업으로 꼽혔다. 비용과 시간은 많이 드는 반면 성공률은 낮아서다. 신약이 개발단계부터 임상 통과, 상용화까지 걸리는 기간은 보통 10년에서 15년 걸리고, 연구개발(R&D) 비용도 조 단위를 넘나들었다. 그럼에도 개발 성공률은 극도로 낮았다. 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1만여개 신약 후보 물질 중 단 1개만 성공했다.
하지만 AI, 특히 스스로 정보를 학습하고 결과를 도출하는 생성 AI 기술이 접목되면서 신약 개발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은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 신약 개발이 고위험 고수익에서 중위험 고수익 정도의 투자처가 된 셈이다.
AI는 신약 개발 과정에서 크게 △후보물질 탐색 △임상시험 최적화 △약물 상호작용 예측 등 3가지 역할을 한다.
우선 AI는 신약 개발의 가장 기초단계인 후보물질 탐색 과정에서 대량의 데이터를 사람보다 훨씬 짧은 시간에 분석할 수 있다. AI는 대량의 생물학적 데이터와 화학적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AI는 기존의 데이터에서 패턴을 찾아내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추천한다. 수천 가지 약물의 효과를 가상으로 검증할 때 사람이 하면 길게는 1~3년이 걸리는 시간이 최대 1년 안팎으로 줄어드는 이유다.
임상시험 과정에서 AI는 설계와 참가자 모집을 최적화해 기업의 자원과 시간을 아껴준다. 마지막 단계인 약물 상호작용을 예측하는 과정에서도 시험 설계 단계에서 발생하는 시행착오를 줄여준다. 즉 후보물질 탐색부터 약물 상호작용 예측까지 드는 에너지와 시간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비용 절감 효과를 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