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브랜드 아우디가 국내 시장에서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한때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와 함께 '독일 프리미엄 완성차 3사'로 불리며 수입차 강자로 자리매김했지만, 최근에는 판매량 급감과 서울 지역 서비스센터의 연이은 폐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우디코리아와 딜러사 간의 갈등이 부각되면서 상황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서울의 대형 아우디 딜러사가 운영하던 영등포 서비스센터가 이달 1일부로 운영을 종료했다. 이 서비스센터는 현재 출입문이 철문으로 닫혀 있어 사실상 영업을 하지 않는 상태다. 또 다른 딜러사가 운영하던 서초 서비스센터는 올해 1월 말 폐업했으며, 성수 서비스센터는 내년 상반기에 문을 닫을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아우디의 서비스센터는 40개였으나, 올해 7월에는 35개로 줄어들었다. 불과 반년 사이에 5개 서비스센터가 감소한 셈이다.
한편, 아우디의 국내 판매량도 급감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7월 아우디의 신규 등록 대수는 4524대로, 작년 같은 기간의 1만1140대에 비해 59.4% 감소했다. 7월 한 달간의 등록 대수는 921대로, 수입차 브랜드 중 순위 7위에 머물렀다. 볼보(1411대), 렉서스(1108대), 포르쉐(1012대)에도 뒤처졌다.
딜러사들은 아우디의 판매량 급감과 서비스센터 축소가 지난해 아우디코리아의 판매 정책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딜러는 "아우디코리아가 작년에 무리한 판매 목표를 설정해 과도한 할당량이 부과됐다"며 "영업 정책이 잘못돼 딜러사들이 무리하게 할인 판매 경쟁을 하면서 적자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아우디코리아는 작년 초 연간 판매 목표를 3만1950대로 설정했으나, 그해 9월에는 2만1500대로 하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작년 한 해 아우디의 판매 대수는 1만7868대에 그쳤으며, 전체 적자 금액은 1163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로 인해 아우디 서비스센터와 전시장 운영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게 딜러사들의 주장이다.
아우디코리아는 이에 대해 “판매 목표는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상호 협의에 따라 결정하며, 한국 시장에서 법적 테두리 안에서 비즈니스를 운영해왔다”고 밝혔다. 또한 서비스센터 감소에 대해선 “일부 센터의 종료는 해당 딜러사의 경영 효율화 방안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각 딜러사의 결정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우디코리아는 “전국에 381개의 일반 정비 워크베이를 운영 중이며, 이는 국내 운행 중인 아우디 차량 약 18만5000대를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규모”라며 “서비스센터에서 고객 대기 시간은 상위 수입차 브랜드 중 가장 짧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