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을 가상화폐 수도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영상을 통해 "오늘 오후 미국이 지구상의 가상화폐 수도가 되도록 하는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당신을 사업적 면에서 질식시키고 싶어 한다"며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그들'이 누구인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이 게시물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들인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이 추진하는 탈중앙화 금융 프로젝트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의 계정이 태그돼 있다. CNBC에 따르면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은 트럼프 기업의 새로운 가상화폐 플랫폼으로 당초 '더 디파이언트 원스'(The DeFiant Ones)에서 이름을 바꾼 것이다. 블룸버그는 해당 프로젝트의 구성은 불분명하다고 짚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슈퍼히어로 의상을 입은 본인 모습을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을 증명하는 증서) 모음으로 출시했다. 이 토큰은 개당 99달러에 판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NFT에 대한 이미지 라이선스로 720만 달러(약 96억원)를 벌어들였고, 최소 100만 달러(약 13억3400만원)의 이더리움을 보유 중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 재임 중에는 가상화폐에 대해 '범죄로 가득 찬 사기'라며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재선 도전에 나선 이후로는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달에는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에 주요 연사로 나서 관련 산업 육성을 약속했고, 미국이 지구의 가상화폐 수도이자 비트코인 강대국이 되도록 하겠다고도 언급한 바 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성추문 입막음' 사건의 재판부를 기존 뉴욕주 법원에서 연방 법원으로 변경해달라고 요청했다.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런 그의 요청은 대선 조기투표 직전으로 예고된 형량 선고를 늦추기 위함이라고 한다. 입막음 돈 사건의 형량 선고는 오는 9월 18일로 예정됐다. 미국 대선에서는 일부 주에서 대선을 앞두고 9월 18일을 전후해 조기투표를 실시하는데, 선고 기일을 늦춰 사법리스크를 덜기 위함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