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4.5일제 도입과 근무시간 정상화를 요구하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다음 달 25일 총파업에 나선다. 그러나 시장 안팎에서는 높은 급여를 받는 금융노조가 근무시간 단축을 주장하고 있다는 점을 두고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29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서울 중구 금융노조 투쟁상황실에서 '총파업 투쟁계획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고 조합원 대상으로 진행한 총파업 찬반투표에서 95.06% 찬성률로 파업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김형선 금융노조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저출산 극복의 핵심이 '일터에 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라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20년 전 주 5일제를 최초 도입한 산별 노조인 만큼 주 4일제 포문도 금융노조가 열겠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노조는 지난 3월 11일 임금·단체협약 요구안 전달을 시작으로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사용자 측)와 20여 차례 교섭을 진행했다. 노조는 사측과 임금인상률과 단체협약 요구안에서 이견차를 좁히지 못해 4차 대표단 교섭에서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지난달 25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금융노조는 올해 임금인상률로 총액임금 기준 5.1%, 사용자 측은 1.9%를 제안했다.
그러나 금융노조가 내걸고 있는 임금 인상안과 주 4.5일제 등은 부정적인 여론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6050만원으로 한 달에 1000만원을 넘는다. 삼성전자 1인당 평균 급여 5400만원, 현대자동차 4200만원 등 주요 대기업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높은 예대마진으로 수익을 얻고 있는 금융권 임직원 파업을 두고 '귀족 노조 파업'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에 대해 사용자 측은 주 4.5일제와 영업시간 단축은 시기상조라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도 "은행권에 대한 여론이 냉담한 상황에서 영업시간을 단축하고, 주 4.5일제를 도입하겠다는 금융노조 측 요구안은 받아들여지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총파업은 다음 달 25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총파업에 앞서 다음 달 4일과 11일 각각 은행연합회와 의사당대로에서 결의대회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