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매수란 글자 그대로 공개적으로 주식을 사들이는 것입니다. 기업이나 사모펀드 등 지분율 5% 이상의 주주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주식을 사는 제도입니다. 예를 들어 A 사모펀드가 앞으로 일주일간 에코프로 주식을 주당 10만원에 사줄 테니 팔라고 하는 것인데요, A 사모펀드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10만원)이 에코프로 주가보다 높으면 소액주주들이 동참하겠죠. 올해 들어 상장사의 공개매수 건수가 증가하면서 거래를 따내기 위해 증권사들이 분주해지고 있습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쌍용씨앤이 △티엘아이 △에스앤디 △현대홈쇼핑 △락앤락(1·2차 진행) △커넥트웨이브(1·2차 진행) △한솔로지스틱스 △제이시스메디칼 △신성통상 △한화 △비즈니스온 △한화갤러리아 등 12곳에서 14건의 공개매수를 시행했습니다. 앞서 2020년에 7건, 2021년에 13건, 2022년에 5건, 지난해에는 19건 등을 기록했습니다.
공개매수 건수가 늘어나면서 투자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비대면 청약시스템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간 공개 매수 청약은 오프라인 중심(지점 방문)으로 이루어졌지만 최근 비대면 투자가 확대되고 개인투자자의 참여가 이어지면서 온라인으로 서비스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증권사들이 비대면 공개매수 서비스를 출시하는 이유는 앞으로 개인투자자들이 공개매수 청약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간 락앤락(1차), 커넥트웨이브(1차) 공개매수와 같이 사모펀드들이 투자자들 기대보다 낮은 공개매수가를 제시해 논란이 되었는데 금융당국이 칼을 빼들었습니다. 지난 21일 이복현 금감원장은 서울 여의도동 금감원에서 '기업지배구조 개선 연구기관 간담회'를 개최하며 "합병이나 공개매수에서 지배주주만을 위한 의사결정으로 국내외 투자자들이 크게 실망하는 경우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개선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공개매수 투자에는 '꿀팁'이 있습니다. 공개매수의 목적이 경영권을 노린 인수·합병(M&A)인 경우 주가가 급등락하는 경향이 있어 '고위험 고수익' 전략으로 분류됩니다. 지분 경쟁이 시작되면 주가는 공개매수 가격을 넘어서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지난해 하이브와 카카오 간의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으로 SM엔터테인먼트의 주식이 8만원대에서 16만원대까지 폭등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경영권 분쟁 M&A는 인수합병 윤곽이 드러나면 과열되었던 주가가 순식간에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기업이 상장폐지를 하려는 사전절차로 공개매수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상장사가 자발적 상장폐지를 진행하기 위해선 코스피는 대주주 지분 95%, 코스닥은 90%를 확보해야 합니다. 이때 경영진은 조건을 맞추기 위해 소액주주 지분을 공개매수에 나서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소액주주들은 공개매수 응할지를 결정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시장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매수 제안이 이뤄져야 공개매수에 성공할 수 있기 때문에 경영권을 노린 공개매수보다는 안정적 투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