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만 유튜버 뻑가가 '딥페이크 사태'에 '호들갑'이라고 표현하며 논란이 된 텔레그램 방 이용자 수는 726명일 뿐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뻑가의 주장을 살펴보면 논리적 모순이 드러난다.
뻑가는 2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중고대학생'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며 "텔레그램에서 딥페이크가 발견되는 이상한 사건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최근 텔레그램 등을 통해 지인의 사진을 활용한 딥페이크 성범죄 영상을 공유한 것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이에 N번방 사건의 대중에게 알려지는 데 결정적 제보를 한 '추적단 불꽃'에서 '불'로 활동한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국가적 재난을 선포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뻑가는 논란이 된 방의 인원을 텔레그램 전체 이용자 수에 단순 비례해 계산하는 오류를 범했다. 텔레그램 이용자 수가 한국인이 단 0.33%이므로, 딥페이크를 제작, 공유하는 방에도 한국인은 단 0.33%만 있을 것이라는 논리를 펼쳤다. 지난 3월 파이낸셜타임스(FT)는 텔레그램 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9억명이라고 보도했다. 9억명의 0.33%로 단순 계산해보면 한국인 이용자 수는 297만명 정도다. 한국인의 297만명 정도가 텔레그램을 이용하고 있는 것일 뿐, 저 방에서 활동하는 인원이 무조건 0.33%에 근접한다고 확신할 수 없다. 실제 이러한 계산법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나왔다. 지난 26일 FM 코리아에서는 '텔레그램 한국 이용자 수 비율로 추정해 본 딥페이크 봇 한국인 수'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 작성자는 "텔레그램 딥페이크 봇 22만명 중에 한국인 비율을 계산해보면 22만명의 0.33%는 726명 정도"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해당 논란의 방에 참여한 한국인 수는 정확히 얼마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알 수 없다. 저 방에 포함된 인원이 모두 한국인이라고 가정해 주장하는 22만명, 저 방에서 활동하는 인원들을 텔레그램 이용자 수로 환산한 726명 모두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좋은 수치를 고른 것뿐이다. '한국 남성들의 문제'라는 자들은 22만명, '페미니스트의 선동'이라고 말하고 싶은 이들은 726명뿐이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저 방에 들어간 숫자가 정확히 얼마냐는 것이 아니다. 집중해야 할 문제는 딥페이크를 활용한 영상으로 성인 여성들부터 어린 학생들까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끔찍한 피해를 입었다는 데 있다. 전 세계적으로 텔레그램을 활용한 범죄가 이슈가 되고 있는 만큼, 대한민국에서는 이 순간만이라도 '성별 갈라치기'에서 벗어나 모두가 힘을 모아 피해자들의 상처 치유에 집중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