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뷰] 건강하고 생산적인 당정 관계

2024-08-29 06:00
  • * AI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맥락과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사 본문 전체를 보시길 권장합니다

    지난 1월 23일 발생한 충남 서천특화시장 대형 화재 현장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던 한동훈 대표가 만났다.

    총선 패배의 책임에도 한 대표는 7·23 전당대회를 거쳐 '전 비대위원장' 직함을 떼고 '현 당대표' 직함을 달았다.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김 여사 문자 무시 논란 등 한 대표에게 악재로 작용한 요소도 있었지만, 한 대표는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나머지 3명의 후보와는 다른 견해를 드러내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 글자크기 설정
정해훈 정치사회부 정치팀장
정해훈 정치사회부 정치팀장

지난 1월 23일 발생한 충남 서천특화시장 대형 화재 현장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던 한동훈 대표가 만났다.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한 한 대표의 발언, 김경율 비대위원에 대한 '사천(私薦)' 논란 등으로 두 사람이 갈등을 겪던 시기였다. 이 때문에 대통령 비서실장이 한 대표에게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화재를 수습하기 위해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현장에 방문한 두 사람의 조우는 '갈등의 봉합'이란 단순한 표현부터 '약속 대련', '카노사의 굴욕' 등 그 의미를 자세히 헤아려 봐야 하는 갖가지 해석도 나왔다. 

두 사람이 만난 장소의 상황을 두고 "화해 쇼"라는 야당의 비판도 뒤따랐지만, 같은 기차를 타고 서울에 올라오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다만 그로부터 7개월이 지난 이 시점에도 갈등의 상처가 완전히 아물지는 않은 것으로 보여 우려된다. 무엇보다도 이들이 화재 현장에서 처음 마주쳤던 모습이 지금까지도 이어져서는 안 될 것이란 개인적인 걱정이 들기도 한다. 그때 한 대표는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했고, 윤 대통령은 어깨를 두드려줬다. 수평적인 대통령실과 여당의 관계라면 적절하지 않은 장면이고, 상대를 대하는 그러한 태도가 계속해서 유지된다면 정상적인 당정 관계로 볼 수는 없다.
이후 4·15 총선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은 108석에 얻는 것에 그쳤다. 대부분 정치 전문가와 언론은 '참패'라고 평가했다. 지난 총선 결과를 불러온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일차적으로 선거를 지휘한 한 대표는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이와 함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과 출국,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부적절한 발언 등 용산으로부터 초래된 원인이 있다는 평가도 부인할 수 없다. 이를 포함한 총선의 패인을 담은 국민의힘 총선 백서는 아직 발간되지 않았다. 

총선 패배의 책임에도 한 대표는 7·23 전당대회를 거쳐 '전 비대위원장' 직함을 떼고 '현 당대표' 직함을 달았다.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김 여사 문자 무시 논란 등 한 대표에게 악재로 작용한 요소도 있었지만, 한 대표는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나머지 3명의 후보와는 다른 견해를 드러내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결국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결선투표에 갈 필요도 없이 결론이 났다. 전당대회 결과가 총선의 패인을 판단하는 잣대는 아니지만, 선거인단과 일반 여론조사의 결과는 패인에 대해 어떤 선택을 했는지 충분히 가늠해 볼 수 있다.

이제 한 대표와 여당의 역할은 자명하다.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에 대해 윤 대통령은 벌써 21번째 재의요구권을 행사했다. 그 과정에서 여당의 존재감은 미미하기만 했다. 동료 시민을 위한 민생 법안이든, 때로는 민감한 쟁점 법안이든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 오죽하면 보수 언론에서도 여당 대변인 수가 야당보다 많은데도 횟수와 내용에서 할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지적하지 않는가. 김종혁 당대표 지명직 최고위원의 말대로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한 배'를 타고 있다. 3년 후 그 배가 목표로 한 항구에 도달할 수 있을지, 반대로 최소 5년간 경유지에 정박할지는 한 대표가 강조한 "건강하고 생산적인 당정 관계"에 달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