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ETF) 경쟁이 심화하며 올해 자산운용사들이 193억원에 달하는 마케팅 비용을 지출했지만 투자 대비 점유율 상승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국내 자산운용사의 광고선전비는 전년 동기 대비 8.48% 증가한 193억원으로 집계됐다. 광고선전비를 주로 집행한 곳은 순자산 규모가 큰 대형 운용사들이다.
ETF 시장 규모가 지속 확대되면서 주요 자산운용사들의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진 영향이다. 특히 ETF 시장 점유율에서 쫓기는 입장인 운용사와 리브랜딩에 나선 곳들의 지출이 늘어난 모습을 보였다.
삼성자산운용은 전년 동기 대비 광고선전비를 54.53% 늘렸다. 삼성자산운용은 ETF 시장 점유율 40%를 내주면서 1위를 두고 미래에셋자산운용과 경쟁하고 있다. 지난해 말 삼성자산운용의 ETF 점유율은 40.25%였지만 6월 말 38.7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광고선전비를 12% 넘게 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36.89%에서 36.31%로 소폭 내려갔다.
한국투자신탁운용에 3위 자리를 두고 쫓기는 형국인 KB자산운용 역시 광고선전비가 전년 동기와 비교해 92.72%나 증가했다. 지난 6월 말 ETF 브랜드를 'RISE'로 바꾸면서 올해는 지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점유율은 8.03%에서 7.67%로 낮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광고선전비를 30.30% 줄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은 4.89%에서 6.67%로 높아졌다.
시장 점유율이 점차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한화자산운용도 광고선전비를 64.57% 늘렸다. 하반기 들어 한화자산운용 역시 ETF 브랜드를 기존 'ARIRANG'에서 'PLUS'로 15년 만에 교체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2.44%에서 2.23%로 소폭 낮아졌다.
운용사들은 개인투자자 대상 ETF 마케팅과 보수 인하 경쟁을 지속 중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국내 개별 주식보다는 국내 ETF, 미국 개별 주식, 미국 ETF 등으로 눈을 돌리는 추세기 때문이다.
일부 운용사들은 마케팅을 강화하고 브랜드를 재정비하며 하고 있지만 즉각적인 효과를 보진 못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ETF 시장이 워낙 급격히 커지다 보니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운용사들도 시장 확대에 맞춰 마케팅 비용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