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정부가 발표한 '2025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국세수입은 382조5000억원 규모다. 올해 전망치(367조3000억원)보다 15조1000억원(4.1%)이 늘어나는 수치다.
올해 77조60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 법인세는 내년 14.0% 증가한 88조5000억원이 걷힐 전망이다. 올해 반도체, 자동차 등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기업 실적이 크게 회복되면서 직전년 경영 실적에 따라 납부하는 법인세가 10조원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민간 소비 증가와 수입 확대의 영향으로 부가가치세도 올해보다 6조6000억원 증가하며 88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소득세 역시 임금상승과 취업자 증가 등에 따른 근로소득세가 늘며 올해보다 2조2000억원 증가한 128조원으로 예상된다.
증권거래세도 내년 세율이 0.15%로 낮아지면서 1조5000억원이 줄어든 3조8000억원 수준이 예상된다.
임형철 기재부 재정정책국장은 "내년 회복된 세입 기반을 바탕으로 의무지출 등 필수 재정소요를 지원하기 위해 2026년부터 총지출 증가율을 상향할 계획"이라며 "(내년은)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총수입 증가율과 경상성장률 범위 내에서 총지출 증가율을 관리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꾸준히 국세수입이 늘며 2026년에는 400조4000억원으로 사상 첫 400조원대를 돌파한 이후 2027년 421조4000억원, 2028년 444조3000억원을 기록하며 연평균 4.9%의 증가율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 같은 국세수입 예측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올 상반기에만 10조원 정도의 국세가 덜 걷히면서 올해 세금이 얼마나 덜 들어올지 가늠하는 세수 재추계를 다음 달 앞두고 있다. 지난해 56조원 규모의 세수결손에 이어 올해도 20조원 이상의 세수 펑크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올해 20조원 규모의 세수 결손 발생시 정부가 예상한 국세수입 전망치를 맞추기 위해서는 내년에만 47조원 가까이 세입이 늘어야 하는데, 이는 사실상 달성 불가능한 수치다.
세입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정부는 당장 내년부터 재정준칙안을 준수해 국내총생산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을 2025년 -2.9%, 2026년 -2.6%, 2027년 -2.5%, 2028년 -.2.4%으로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임 재정정책국장은 "재원 마련의 부담을 미래세대에 떠넘기지 않기 위해 지출 재구조화를 통해 재정운영을 효율화할 것"이라며 "국고보조금 관리체계 개선, 재정준칙 법제화 등 재정혁신도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