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남시는 지난 21일 한전 동서울변전소 옥내화·증설 사업에 대해 불허를 통보했다.
한전은 외부에 노출돼 있던 동서울변전소 기존 전력설비를 신축 건물 내로 이전(옥내화)하고 소음과 주변 환경을 개선한 후 유휴부지에 직류 송전 방식을 도입하는 설비 증설을 추진해 왔다. 2026년 6월까지 7000억원을 투입해 수도권 일대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직류송전(HVDC) 변환소를 건설할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 올 초 경기도와 국토교통부에서 사업 착수를 위한 개발제한구역(GB) 관리계획변경을 인가받은 뒤 하남시에 인허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하남시는 전자파 우려와 주민 수용성 결여 등을 사유로 불허 결정을 내렸다. 초고압 송전망 마지막 구간에 HVDC 변환소가 설치되지 않으면 동해안-수도권 송전선로는 무용지물이 된다.
동해안 울진에서 경기 양평까지 연결된 송전선로는 두 갈래로 나뉘어 신가평변환소와 동서울변환소를 지나 수도권에 각각 4기가와트(GW)의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동서울변환소 건설이 백지화하면 4GW 규모 발전력이 사라지는 셈이다.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을 비롯해 전동화 전환 가속, 이상기후에 따른 열대야 장기화 대응 등에 직격탄이 될 악재다.
한전은 동서울변전소가 동해안 지역 대규모 발전력을 수도권으로 수송하기 위한 핵심 설비라고 강조한다.
하남시 측 '전자파 유해성 등 입지 부적합' 지적에 대해서는 유사 설비 전자파 합동 측정으로 안전성을 이미 검증했다고 해명한다. 변전소를 옥내화하고 일부 철탑을 철거하면 미관도 개선된다.
'주민 수용성 결여' 역시 사실 무근이라는 주장이다. 해당 사업은 1979년부터 한전이 운영 중인 동서울변전소 내에서 시행되는 사업이며 다수 사업설명회 개최 등 주민 설득 노력을 지속했다는 것이다.
한전 관계자는 "최근 계속되는 폭염으로 최대전력수요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첨단산업 확대 등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한전이 특별 관리하는 국책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하남시가 법적 요건을 갖춘 건축허가 신청을 법령에 없는 사유를 들어 거부한 것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이의 제기와 행정소송 등 가능한 모든 절차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