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이슈] '산삼과 막걸리의 결합...이것이 혁신융합', 주류시장 새 지평 열다

2024-08-2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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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비트로시스-진해공동탁주 협업으로 탄생...."프리미엄 산삼막걸리, 글로벌화 도전"

주대경 김조영 대표는 비트로시스의 고효능 산삼 배양근을 활용해 산삼막걸리를 개발 이를 지역 특산품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제품으로 만들고자 했다사진박연진 기자
(주)대경 김조영 대표는 비트로시스의 고효능 산삼 배양근을 활용해 산삼막걸리를 개발, 이를 지역 특산품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제품으로 만들고자 했다.[사진=박연진 기자]
4차 산업 혁명의 도래 이후, 각 분야에서 융복합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지식과 산업, 정보와 문화, 전통과 IT, 그리고 인공지능(AI)의 결합은 전 세계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다.
 
특히 이종 산업 간의 공동작업, 협력, 합작하는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은 새로운 시장과 소비문화를 창출해 내며, 다양성을 추구하는 수단으로 채택되고 있다.
 
얼마 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국제주류박람회'에서도 지역과 문화, 기업과 전통이 결합한 독창적인 제품이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바로 산삼배양근을 활용한 ‘산삼막걸리’다.
 
이 산삼막걸리는 산삼배양근 회사인 '비트로시스', '택시운전사 김사복' 상표로 막걸리를 개발하는 '대경', 그리고 진해 막걸리의 터줏대감인 '진해공동탁주제조장'이 협력해 탄생시켰다.
 
이 세 회사가 협력으로 만들어낸 산삼막걸리는 기존 주류시장의 판도를 바꿀 새로운 도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들은 산삼과 막걸리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가지 요소를 결합해, 건강과 즐거움을 동시에 제공하는 혁신적인 제품으로 탄생시킨 것.
 
이에 따라 '산삼막걸리' 시장 개척에 나선, 이들 3명의 주인공을 만나, '산삼막걸리' 탄생 비화를 들어보았다.
 
◆지역 특산품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산삼막걸리' 탄생의 처음은...
 
이 혁신적인 제품의 탄생 배경에는 '대경' 김조영 대표의 아이디어와 비전, 그리고 열정에서 시작됐다.
 
평소에도 지역과 연계하며 다양한 사업을 하는 김조영 대표는 영화 '택시운전사'의 모티브이자, 실존 인물인 김사복 씨를 기리는 '김사복재단'과 협력해 광주에서 '택시운전사 김사복'이라는 막걸리를 개발했다.
 
이 과정에서 김 대표는 '천종산삼'의 효능을 접하게 되었고, 결국, 천종산삼과 유사한 산삼 배양근으로 막걸리 개발에 착수했다. 수소문 끝에 산삼배양근으로 유명한 비트로시스와 연결이 되었고, 급기야 창원에서 유명한 진해공동탁주제조장을 찾아, 제품 개발을 위한 협업을 제안했고, 많은 시행착오 끝에 '산삼 막걸리'가 세상에 선을 보이게 된 것이다.
 
김 대표는 "무농약, 무중금속인 비트로시스의 산삼 배양근의 높은 효능에 착안해, 이를 막걸리와 결합함으로써 지역 특산품을 넘어 전국, 더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 산삼막걸리에 대해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산삼의 사포닌 함량은 홍삼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월등하다. 11가지의 사포닌이 풍부하게 들어 있으며, 산삼이라는 특화된 진세노사이드도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산삼을 단순히 건강 제품으로 섭취하는 것도 좋지만, 이를 막걸리와 함께 즐기면 더욱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러한 이유로 산삼막걸리의 이름도 "와일드 진생인 지인, W지인"으로 정하게 됐다는 것.
 
이 산삼막걸리는 단순한 전통주가 아니라, 산삼의 뛰어난 효능을 현대적인 방식으로 재해석한 결과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순 주류가 아니라, 건강과 맛을 동시에 제공하기 위해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프리미엄 고급 주류' 시장에 진출을 꿈꾸고 있다.
 
◆부산국제주류박람회에서의 성공적 데뷔

 
왼쪽부터 진해공동탁주제조장 오인섭대표 대경 김조영대표 비트로시스 손성호 대표사진박연진 기자
왼쪽부터 진해공동탁주제조장 오인섭대표, 대경 김조영대표, 비트로시스 손성호 대표[사진=박연진 기자]
그 시발점으로 '부산국제주류박람회'에 참가해, '산삼막걸리'를 국내 시장에서 첫선을 보이며, 막걸리의 맛과 가치를 널리 전했다.
 
김 대표는 "비록 창원에서 만들어진 지역 막걸리이지만, 이 막걸리의 맛을 전국에 알리고 싶다"는 일념으로 참가하게 됐다. 이번 박람회에서 '산삼 막걸리'는 화제였다. 다양한 제조사와 도매인, 그리고 외국 바이어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모았고, 시음 행사를 찾은 많은 관람객이 '산삼 막걸리'의 부드러움과 건강한 맛에 매료되면서, 다량의 판매로 이어져 행사 주최 측 등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김 대표는 이번 국제주류박람회를 발판 삼아, 우리마트, 하나로마트 등 대형 유통망에 산삼막걸리 입점뿐만 아니라, 골프장과 각종 행사장에서의 유통도 계획하고 있다. 또한, 캐나다, 유럽, 일본 등 해외 시장에도 수출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산삼막걸리를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산삼막걸리는 숙취가 거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경쟁력이다.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그 이유에 대해 "술을 많이 마신 뒤, 숙취를 해소하고자, 인삼차를 마시는 경우가 많다. 산삼막걸리는 산삼 배양근을 사용했고, 일반 막걸리와 달리, 독특한 발효 과정을 거쳐 숙취 걱정을 덜어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삼막걸리의 가격은 일반 막걸리에 비해 상당히 높다. 한 병에 12,000원이다. 이에 대해 김조영 대표는 "요즘 젊은 층은 비싸더라도 내 몸에 좋은 것을 먹겠다는 생각이 강하다. 프리미엄 막걸리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비트로시스 손성호 대표의 말을 빌려 "산삼 농축액이 고가임에도 큰 인기를 끄는 이유가 제품력이다. 제품만 괜찮다면 얼마든지 고가의 제품을 구매할 소비자들이 얼마든지 많이 있다"고 강조했다.
 
◆식물 복제 기술 정점 이룬 산삼 배양근의 선구자 '비트로시스'
 
주비트로시스의 손성호 대표는 이 프로젝트의 핵심 기술을 제공한 인물이다 -그는 식물 복제 기술의 선구자로 산삼 배양근을 개발해내는 데 성공했다사진박연진 기자
(주)비트로시스의 손성호 대표는 이 프로젝트의 핵심 기술을 제공한 인물이다. -그는 식물 복제 기술의 선구자로, 산삼 배양근을 개발해내는 데 성공했다[사진=박연진 기자]
산삼막걸리 '와일드 진생인 지인, W지인'의 핵심은 바로 '산삼 배양근'에 있다.
 
비트로시스의 손성호 대표는 이 프로젝트의 핵심 기술을 제공한 인물이다. 그는 식물 복제 기술의 선구자로, 산삼 배양근을 개발해내는 데 성공한 이 분야의 '석학'으로 손꼽히고 있다.
 
손성호 박사가 대표로 있는 ‘비트로시스’의 명칭은 라틴어로 용기라는 뜻을 가진 인 비트로(in vitro)와 시스템이라는 의미를 가진 시스를 합친 것이다. 비트로시스는 용기 안에서 식물을 복제하는 것을 주업으로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식물 복제라고 하고 외국에서는 클론이라고 하는데, 사실 클론을 만드는 기술은 이미 상용화돼 있다.
 
하지만 비트로시스의 경쟁력은 세계 유수의 연구기관, 기업과는 큰 차별화와 노하우가 깃들여져 있다. '식물 대량 복제 기술'이 그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대량 복제를 위해 조직 배양과 더불어 세포 배양 기술을 활용하는데, 바로 이 세포 배양 기술이 이 회사의 가장 큰 강점이자, 차별화된 기술이다.
 
예를 들어 좋은 식물이 있으면 그 식물 잎 하나를 표본으로 삼아, 용기 속에서 세포를 모두 분리한다. 보통잎 하나에서 수백만 개의 세포가 생성된다. 그 하나하나의 세포에 뿌리, 가지, 잎이 만들어져, 하나의 식물 개체로 성장하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비트로시스는 보통 1ml 용액 속에서 약 130개 정도 식물을 만든다. 배양액을 담는 복제 탱크가 보통 20톤에 달한다. 비트로시스는 20톤 복제 탱크를 18대 보유하고 있다. 탱크 하나당 생산되는 묘목이 20억 개 이상이다. 즉, 18대의 탱크가 전원 가동되면 약 360억 개의 묘목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손성호 대표는 "식물 복제 쪽에서는 전 세계에서 규모가 제일 크다고 할 수 있다"며 "이왕 복제할 것 같으면 부가가치가 높은 것으로 하자고 해서 산삼을 복제하게 됐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현재 대량 세포 기술을 활용해서 부가가치가 높은 새로운 식물을 개량 중이라며 캄보디아의 관엽식물 복제, 카자흐스탄의 씨감자 복제 등도 현재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손 대표의 식물 복제 연구는 단순히 기술적인 성과를 넘어, 시장에서의 부가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그는 처음에는 인삼을 복제하려 했으나,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산삼을 선택했다.
 
산삼과 막걸리의 결합은 언뜻 보면 궁합이 맞지 않을 것 같지만, 의외로 궁합이 잘 맞는다고 한다. 이 부분에 대해 진해공동탁주제조장 오인섭 대표는 "산삼은 열이 많은 식품이다. 산삼 배양근 자체에서 나오는 사포닌 성분도 상당히 강한 편이다. 하지만 막걸리가 그 강한 성분을 다소 중화시키면서 건강하게 음용할 수 있도록 유도해, 궁합으로서는 상극이 아니고, 천생연분"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손 대표는 "사실 국내에 인삼 막걸리가 있다. 인삼주는 대부분 침출 주로, 이번에 저희가 만든 발효주와는 좀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삼이나 산삼 등 침출 주는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향이나, 사포닌 등이 일부만 추출된다. 하지만 이번에 만든 산삼 막걸리의 경우 발효 과정을 거쳐, 사포닌과 향이 더 풍부해졌다"라고 덧붙였다.
 
손성호 대표가 개발한 산삼 배양근은 99.8%의 성분이 천종산삼과 같으며, 사포닌 함량이 특히 뛰어나다. 이 산삼 배양근은 일반적인 인삼이나 산삼보다도 훨씬 더 강력한 효능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이용해 만든 산삼막걸리는 건강과 즐거움을 동시에 제공하는 혁신적인 제품으로 완성됐다.
 
손 대표는 이 배양근을 개발하기 위해 20톤 규모의 탱크에서 세포를 배양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많은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고, 제품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해 왔다.
 
이러한 도전과 함께 손 대표는 산삼의 세포에 50년 이상의 기억을 주입하는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을 통해 개발 짧은 기간에도 50년 된 산삼과 유사한 성분을 가질 수 있는 산삼 배양근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
 
이와 같은 기술적 혁신은 손 대표의 연구소에서 이루어졌으며, 이 연구소는 거대한 규모와 복잡한 알고리즘으로 운영되고 있다. 20톤 탱크 18대와 보조 장치들이 컴퓨터에 의해 제어되며, 비상시를 대비한 발전기도 갖춰져 있다. 이러한 기술적 기반 위에서 산삼 막걸리는 탄생하게 됐다.
 
'발효'로 숨을 불어 넣은 '산삼 막걸리'
 
 산삼 막걸리를 제조한 진해공동탁주제조장은 진해 군항주를 만드는 회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사진박연진 기자
산삼 막걸리를 제조한 진해공동탁주제조장은 진해 '군항주'를 만드는 회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사진=박연진 기자]
진해공동탁주제조장의 오인섭 대표는 산삼과 막걸리의 조합이라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든 주역이다.
 
산삼 막걸리를 제조한 진해공동탁주제조장은 진해 '군항주'를 만드는 회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처음으로 제안받았을 때, 산삼과 막걸리의 궁합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고민했지만, 산삼을 좋아하는 소비자층을 겨냥한 전략으로 이 협업을 결정했다.
 
이번에 공동 제조한 산삼막걸리는 침출 주가 아닌 발효주로, 사포닌이 풍부하고 향이 더 강하게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산삼과 막걸리의 궁합이 오히려 숙취를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오인섭 대표는 "산삼 배양근으로 만든 숙취 해소제의 효과가 뛰어나며, 산삼막걸리도 이와 유사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막걸리는 숙취가 심하다는 인식이 있지만, 이번 산삼막걸리는 발효 과정에서 이러한 단점을 극복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전 세계 프리미엄 시장 진출 '그날을 위해...~ing'
 
김조영, 손성호, 오인섭. 이들의 협업으로 소비자들에게는 '산삼막걸리'라는 구매 코드가 하나 더 만들어졌다. 최근 국내에서는 지역 전통주에 지역의 색과 맛을 입히거나, MZ세대들이 선호하는 음식을 만드는 '전통주 퓨전 음식'이 유행을 하고 있다.
 
산삼막걸리는 이러한 현대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고급 위스키, 와인, 샴페인 등 고급 프리미엄 주류시장에 한국의 전통주로서 최고의 자리에 진열되는 그 순간을 기대해 본다. 어울리지 않은 듯, 어울리는 3명의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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