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만나는 베트남 서기장...철도 협력 진전 이룰까

2024-08-19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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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가장 먼저 중국 찾은 또럼 서기장

양국 잇는 철도계획 추진…경제 활성화 기대

비용·지정학적 문제 얽혀…회의론도

'균형외교' 베트남···"그래도 중국이 최우선"

18일현지시각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 도착한 또 럼 중국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 내외가 환영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 도착한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 내외가 환영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취임 후 첫 해외 방문국으로 중국을 선택한 또 럼 베트남 국가주석 겸 공산당 서기장의 방중 기간 핵심 의제는 양국 간 철도 상호연계 협력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철도 협력이 단순한 양국 간 사업을 넘어 지정학 문제와 얽힌 복잡한 사안인 만큼 철도 협력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취임하자마자 중국행···철도협력 진전 이룰까

18일 광저우 방문을 시작으로 2박 3일간 국빈 방중 일정에 돌입한 럼 주석은 19일 저녁 베이징에 도착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리창 총리를 비롯한 중국 지도부와 회동한다.
핵심 의제는 양국 간 경제 협력, 그중에서도 중국과 베트남 간 철도 상호연계 협력이다. 지난해 12월 시 주석이 베트남을 방중해 응우옌 푸 쫑 전 서기장과 만났을 때에도 중국은 베트남 철도 업그레이드 개조를 위한 보조금과 대출을 제공하고 양국 간 철도 협력을 위한 2건의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슝보 주베트남 중국대사는 최근 베트남 현지 언론을 통해 "양국은 라오까이~하노이~하이퐁과 랑선~하노이 기존 철도를 업그레이드하고, 몽까이~하이퐁을 잇는 제3 해안철도를 새로 건설하는 총 3개 철도 건설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라오까이와 랑선, 몽까이는 각각 중국 윈난성, 광시자치구와 인접한 베트남 국경 도시다. 이 철도 사업이 완료되면 중국과 베트남 간 경제무역 교류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특히 미·중 경쟁 속에 많은 중국 제조업체들이 일부 수출기지를 베트남으로 이전함에 따라 양국 간 원활한 철도 연결이 공급망 안정의 핵심으로 간주되는 상황이다. 
 
비용·지정학적 문제 얽혀…철도협력 회의론도

하지만 중국 내 학자들 사이에서는 중국과 베트남 간 철도 협력 업그레이드가 여러가지 도전에 직면해 큰 진전을 보지 못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중국 관영매체 관찰자망에 따르면 자오웨이화 상하이 푸단대 중국 및 주변국 관계연구센터장은 최근 '국경과 해양 연구' 제하의 기고문에서 "중국과 베트남 간 철도 협력은 양국 지도자가 합의를 이뤄 추진하고 있지만 지난 1년간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며 크게 네 가지 문제를 지적했다.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의 약 4분의1에 달하는 약 500억 달러(약 67조원)의 막대한 건설 비용 ▲미국 등 역외 강대국의 간섭과 안보 우려 ▲중·일 간 입찰 경쟁을 붙이려는 베트남의 관망적 태도 ▲중국 철도건설 협력 방식에 대한 베트남 정부의 불만이 그것이다.

자오 센터장은 "중국·베트남 철도 협력은 단순한 인프라 협력과 국제 무역 문제가 아니며, 중국·베트남 간 양자 문제에 국한된 게 아닌, 미국·일본·인도 등 대국과 관련된 지정학적 문제이자 국가 안보와 같은 심층적인 전략적 문제"라고 진단했다.

현재 중국은 베트남의 최대 무역파트너다. 중국·베트남 양국은 지난해 말 시 주석의 베트남 방중 기간 중 양국 간 운명공동체를 구축하고 양국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격상시키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동시에 베트남은 중국뿐 아니라 미국·러시아·인도 등 여러 국가들과 유연하고 폭넓게 관계를 맺는 이른바 '대나무 외교' 노선을 유지하고 있다. 베트남은 지난해 미국·일본과의 관계를 중국과 동급 수준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켰다.

럼 서기장 역시 이러한 균형 외교 기조를 계속해서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쫑 전 베트남 서기장 별세 이후 이달 3일 국가서열 1위인 공산당 서기장으로 선출된 럼 서기장은 방중에 앞서 이달 초 응우옌 쑤언 탕 베트남 공산당 중앙정치국원 겸 호찌민 정치아카데미 원장이 이끄는 고위급 대표단을 미국에 파견했다. 럼 서기장은 다음 달엔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으로 출국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도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균형외교' 베트남···"그래도 중국이 최우선"

럼 서기장은 방중 첫날 광저우에 위치한 현지 베트남 애국 열사 묘소를 참배하고 베트남 공산당 설립 역사가 있는 베트남 청년 혁명 동지회 옛터를 찾는 등 '베트남 국부' 호찌민의 혁명 발자취를 둘러봤다. 이 자리에서 럼 서기장은 “베트남은 두 형제 국가 간의 전통적인 우정을 매우 중시하며 중국과의 관계 발전을 항상 최우선 순위로 여긴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19일 자 사평에서 "럼 서기장의 이번 방중은 양국이 운명 공동체를 건설해 나가겠다는 기조하에서 보다 풍성한 공동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 표명"이라고 평가했다.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뤄밍후이 싱가포르 남양공대 국제문제 전문가를 인용해 "럼 서기장이 첫 해외 방문지로 중국을 선택한 것은 베트남의 새 지도부가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베트남이 지도부 불안정성과 부패 스캔들로 인해 국내 경제를 활성화하고 대중의 지지를 얻는 데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경제 성과를 통해 여론 비판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중국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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