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일로인 중동 지역 정세 속에 미국의 외교 수장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가자전쟁 휴전 협상 압박을 위해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방문했다.
이에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이 아닌 하마스를 압박하라는 반발 섞인 입장을 내놓았는데 향후 휴전 중재에 난항이 우려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BBC방송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이날 오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 이후로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이래 그가 중동을 찾은 건 이번으로 9번째다.
BBC방송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텔아비브로 향하는 길에 기자들에게 휴전 및 인질 협상이 "변곡점에 있다. 중대한 시점이다"라며 블링컨 장관이 모든 당사자에게 협상 완료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20일에 이집트로 순방 행보를 이어간다.
네타냐후 총리는 앞서 18일 가자지구 휴전·인질 석방 협상 타결을 위해서는 "이스라엘이 아니라 하마스와 (새 정치지도자 야히야) 신와르를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주간 내각회의에서 "하마스는 지금까지도 완강한 태도를 보이면서 도하 협상에 대표도 보내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BBC가 전했다.
그는 "우리는 주고받는 협상을 하는 것이지, 주기만 하는 협상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이 있고 그럴 수 없는 영역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질 석방을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해 필수적인 원칙에 대해서는 확고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네타냐후 총리는 19일 블링컨 장관과 만나서도 이스라엘이 아닌 하마스를 압박하라는 식으로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이스라엘·이집트·카타르는 15∼16일 카타르 도하에서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암살 이후 처음으로 가자지구 휴전과 인질 석방을 협상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스라엘을 제외한 세 나라는 공동 성명을 내고 이견을 좁히기 위한 중재안을 제시했다며 내주 이집트 카이로에서 협상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협상 진행 상황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말했으나 하마스 측은 "중재국에서 받은 내용은 매우 실망스럽고 진전이 없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