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TV(IPTV)업계가 영유아 콘텐츠에 주력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장으로 IPTV업계에 위기감이 드리운 가운데 가정 내 매체라는 특징을 살려 반전을 모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IPTV 3사(KT·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는 자체 키즈 브랜드를 통해 콘텐츠 공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특히 가정 내 매체라는 점을 살려 교육 콘텐츠에 집중한다. 아이뿐 아니라 부모들의 수요(니즈)를 사로잡아 '락인 효과(가입자 해지 방어)'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11월 B tv 젬(zem)의 살아있는 영어 시리즈에 오픈AI의 생성 인공지능(AI) 모델 '챗GPT'를 도입했다. AI 캐릭터와 영어로 대화하면서 영어 실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달부터는 한글 떼기에 도움을 주는 '소중한글' 애플리케이션과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오은영 박사와 함께 기획한 '오! 마이 감정 동화'·'오! 마이 두뇌 인지 동화' 대표작을 무료로 공개했다.
LG유플러스는 아이들나라에서 지난 6월 영어·수학·미술 학습을 지원하는 애니메이션 '블록스' 시리즈 330편을 전편 공개했다. 지난달에는 아이들나라에 자체 개발 AI '익시(ixi)'를 적용해 수준별 맞춤 콘텐츠를 추천하는 기능을 도입했다. LG유플러스는 이번 개편을 통해 시청 진입 건수가 기존 대비 240%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런 행보는 OTT가 키즈 콘텐츠에 주력하지 않고 있다는 빈틈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OTT가 보유한 애니메이션 콘텐츠 수 자체가 많아도 대다수 교육적 가치와는 거리가 멀다. 시청 대상은 영유아가 아닌 청소년에 맞춰져 있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소장은 "OTT가 서비스하는 애니메이션이 많지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다"며 "키즈콘텐츠가 가장 차별화할 수 있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매체 특성상 IPTV가 OTT보다 콘텐츠 전달 경로 측면에서 영유아에게 적합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양한 기기로 볼 수 있는 OTT와 달리 IPTV는 TV로만 콘텐츠를 접하게 돼 부모가 통제하기 쉽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IPTV는 양질의 콘텐츠를 정돈된 형태로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경쟁력이 있다"고 전했다.
키즈 콘텐츠가 일반 콘텐츠에 비해 제작 비용이 적게 들어간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다. IPTV는 OTT와 비교해 투자 여력이 부족하다. 현실적으로 IPTV가 일반 콘텐츠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해석이다. 컨슈머리포트가 연초 실시한 '이동통신 기획조사'에 따르면 IPTV 이용자 3명 중 1명은 서비스 해지를 고려한다. 그중 과반이 매력적인 콘텐츠가 부족하다고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