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두 번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수장인 유상임 장관이 16일 취임했다.
유 장관은 이날 오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현충탑을 찾아 참배했다. 그는 참배 뒤 방명록에 "애국선열의 숭고한 정신을 본받아 과학기술, 디지털혁신으로 우리나라를 세계 선도국으로 견인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유 장관은 취임사에서 "인공지능(AI)·반도체, 첨단 바이오, 양자 등 '3대 게임체인저' 기술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글로벌 주도권을 가질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AI G3(3대 강국) 시대를 열겠다"면서 "산업계와 경쟁력 있는 AI·디지털 서비스를 개발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를 뒷받침할 AI컴퓨팅 인프라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는 9월에 출범하는 '국가인공지능위원회'가 국가 역량을 총결집하는 'AI 빅텐트'가 되도록 민간·정부·부처 간 협력을 주도하겠다"고 덧붙였다.
첨단 바이오 분야는 바이오와 AI·빅데이터를 결합한 디지털바이오 중점 육성, 양자기술 분야에선 양자 컴퓨팅·통신·센싱 등 핵심 기술 조기 확보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연구·개발(R&D) 시스템 체질 전환 의지도 드러냈다. 유 장관은 "R&D 예산의 낭비 요인을 제거하고, 국가전략기술 확보·미래 성장동력 발굴·글로벌 공동 연구·인재 양성 등을 골자로 하는 선도형 투자 포트폴리오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 뒤 "예산이 신속하게 지원되도록 R&D 예비타당성조사(예타) 제도 폐지와 이에 따른 보완책을 적기에 안착시키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은 국가 핵심과제를 집단지성으로 선도하는 기관으로 거듭나도록 혁신하겠다"고 약속했다.
인재 양성과 관련해선 "우수 이공계 대학생 장학금을 확대하고, 대학원생이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이어 "과학기술인들이 노력에 걸맞은 대우를 받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가계 통신비 인하 의사도 재차 밝혔다. 유 장관은 "통신 시장 경쟁을 촉진해 가계 통신비 부담을 완화하고, 통신 서비스가 더 높은 품질로 제공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네트워크 장애와 악의적인 사이버 공격 등 사회경제적으로 큰 혼란을 가져오는 역기능에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환경을 만드는 데도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취임식이 금요일 오후에 이뤄진 만큼 유 장관의 공식적인 업무는 다음 주 월요일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유 장관은 19일 오전 10시 윤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 참석을 시작으로 장관 업무에 돌입할 예정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2일까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당시 유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를 보내달라고 요청했으나 국회가 이에 응하지 않자 전날까지 청문보고서를 보내달라고 재차 요청했다. 하지만 과방위 소속 야당 의원들이 자녀 위장전입·마약 투약 의혹 등을 이유로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며 인사 청문보고서를 송부하지 않자, 청문보고서 없이 임명을 단행했다.
초전도체 전문가인 유 장관은 1959년 강원 영월 출신으로 서울 경복고와 서울대 무기재료공학과(당시 요업공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 대학원에서 무기재료공학 석사 학위를, 미국 아이오와주립대 대학원에서 재료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 에너지부 에임즈연구센터 연구원과 일본 초전도공학연구소(SRL-ISTEC) 초빙연구원, 일 철도종합기술연구원(RTRI) 주임연구원 등을 지낸 뒤 1998년 모교인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로 부임했다. 한국초전도저온공학회장과 한국세라믹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2020년에는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으로 선정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검사 출신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과 배우 유오성 친형이다. 유 후보자는 4남 1녀 중 둘째, 유 의원이 셋째, 유오성이 넷째 아들이다.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와는 동서지간이다. 유 후보자 배우자인 남윤신 덕성여대 교수가 송 대표 아내 남영신씨와 자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