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수 감소와 송출수수료 등으로 매년 실적 악화에 시달리던 TV홈쇼핑업계가 올해 2분기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전사적인 수익성 개선 노력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다만 하반기 경기 침체와 송출수수료 협상 등의 숙제가 남아 있어 좋은 실적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TV홈쇼핑 주요 4사가 고수익 상품의 전략적 편성과 플랫폼 다각화로 2분기 수익성이 개선됐다.
현대홈쇼핑의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5.9% 증가한 21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754억원으로 전년 대비 4% 늘었다.
롯데홈쇼핑은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0.7% 늘어난 2323억원을, 영업이익은 711.2% 증가한 163억원이다. 이번 실적은 지난해 2분기 새벽시간 영업정지에 따른 기저효과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코로나19 엔데믹 여파와 함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재로 지난해 2월부터 6개월간 새벽방송을 진행하지 못해 실적이 악화된 바 있다.
GS샵은 4사 중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하락했다. 매출은 4.5% 감소한 2733억원을, 영업이익은 0.4% 줄어든 272억원을 기록했다.
TV홈쇼핑업계가 2분기 실적 개선을 이끈 요인으로는 경기 불황에 맞춘 각 사 영업 전략이 꼽힌다. CJ온스타일은 모바일라이브커머스를 강화하면서 펼친 탈TV 전략이 효과를 봤고 현대홈쇼핑은 이익 마진이 낮은 상품을 대폭 줄이고 패션 등 고마진 상품을 전면에 세워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롯데홈쇼핑도 패션, 뷰티를 중심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대폭 개선했다. 패션 부문은 2분기 편성 시간을 전년 동기 대비 10% 늘려 주문 건수가 20%가량 증가했다.
다만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여전히 TV홈쇼핑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송출수수료 부담과 시청자 수 감소가 여전히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특히 매년 상승하는 송출수수료는 업계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TV홈쇼핑협회가 최근 발표한 ‘TV홈쇼핑 산업 현황’에 따르면 작년 TV홈쇼핑 업체 7개사의 총 송출수수료는 1조9375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7개사 총 매출액의 71.0%에 달하는 수준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송출수수료 부담을 낮춰야만 장기적인 성장세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지금 상황으로선 다양한 먹거리를 모색해 실적 방어를 이어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