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시가 1인 점포에 '안심경광등'을 배부한 지 한 달여 만에 시연회를 했다. 시연에 참여한 네일숍 사장 A씨는 "여자 혼자 일하기 힘들어서 안심경광등 사업을 신청했다"며 "경찰이 출동하니 크게 안심이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카페를 운영하는 20대 남성 B씨는 "혼자 있는데 취객이나 이상한 사람들이 돌아다니거나 할 때 걱정이 많이 됐다"고 사업 신청 계기를 설명했다. 노래방을 운영하는 60대 남성은 "노래방이다 보니 야간에도 혼자 가게에서 일하는데 취객이 갑자기 들어오거나 할 때 걱정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1인 미용실을 운영하는 60대 여성은 "가게가 골목길에 있고 겨울이 되면 일찍 어두워져서 두려움이 컸다"고 했다.
안심경광등 신청자는 여성이 4501개(90.0%)로 신청 비율이 높았고, 연령별로는 50대가 1493명(29.9%)으로 가장 많았다. 20대가 137명(2.7%)으로 가장 적었다. 업종별로는 미용실이 1207개(24.1%)로 가장 많았고, 공인중개사가 809개(16.2%)로 뒤를 이었다.
시는 지난 7월 1인 점포 5000개에 안심경광등 세트 배부를 완료했다. 1인 점포에서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비상벨을 누르면 가게 외부 점멸등이 켜지면서 사이렌 소리가 울린다. 자치구 관제센터에서는 위치와 인근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하고 센터 내 경찰이 가게 인근 순찰차 등에 출동을 요청하게 된다.
지난달 18일 식당 앞에서 행인 2명이 행패를 부려 안심경광등 신고가 접수됐다. 해당 식당 사장(30대)은 "안심경광등을 사용했는데 경찰이 출동하여 상황을 해결해 줬다"고 사용 후기를 전했다. 또 다른 60대 여성은 "지난달 31일 손님 2명이 싸워서 안심경광등 사용했는데 소리가 나서 싸움이 크게 번지지 않을 수 있었다"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시연회에 참석한 후 “지난해 이상동기범죄가 빈발한 적이 있어 시범사업을 시행하게 됐다. 서울은 자영업자 비율이 매우 높고 특히 혼자 근무하는 분들이 많아 범죄 가능성에 노출돼 있다”며 “시범사업 성과를 봐가면서 올해 말 예산에 반영해 본격적으로 물량을 확보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시민들이 느끼는 범죄에 대한 두려움은 더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발표에 따르면 2022년 서울시민의 범죄 안전 인식은 3.17점으로 2020년 3.13점에 비해 높아졌다. 특히 여성 1인 가구는 범죄에 대한 두려움(6.57점)이 다른 집단보다 매우 높았다.
이에 시는 안전도어 지킴이, 1인 가구 안심 홈 세트 등 범죄예방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휴대용 안심벨은 지난 5일 신청 개시 100분 만에 2만개가 신청 완료됐다. 평상시엔 가방에 달고 다니다가 위험 상황이 생겼을 때 버튼만 누르면 경고음과 함께 긴급신고가 되는 휴대용 안심벨이다. 12월에 3만개를 추가로 신청받아 올 연말까지 총 5만개를 배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