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첫 럼피스킨병(LSD)이 발생한 데 이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농가까지 나오면서 방역당국이 긴급 방역에 나섰다. 추석 명절을 한달여 앞둔 상황에서 확산시 축산물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차단 방역에 고삐를 죄겠다는 방침이다.
1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2일 경기도 안성시의 한 한우농장에서 피부결절 등 의심증상 신고에 따른 정밀검사 결과 럼피스킨 양성이 확인됐다. 지난해 11월경북 예천에서 마지막 발생 이후 8개월여 만에 다시 발생한 것이다.
럼피스킨은 지난해 10월 충남 서산 소농장에서 국내 첫 발생 이후 11월까지 전국적으로 107건의 확진농가가 나왔다. 주로 모기, 침파리 등 흡혈 곤충이 전파하는 바이러스성 질병인 럼피스킨은 감염된 소에서 고열, 피부 결절(혹)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폐사율은 10% 이하다.
지난해 발생한 럼피스킨의 경우 병원균을 옮기는 흡혈곤충의 활동성이 떨어지는 동절기 직전에 발생하면서 추가 확산의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흡혈곤충이 상당기간 생존할 수 있는 하절기에 발생하면서 추가 확산의 우려가 큰 상황이다.
다만 방역당국은 지난해 럼피스킨 발생 이후 국내 사육 중인 모든 소에 백신 접종이 이뤄진 만큼 확산 피해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확산 저지를 위해 안성시와 인접 10개 시‧군에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상향 조정하고, 긴급 백신접종을 실시 중이다.
같은 날 경북 영천의 한 양돈농장에서는 ASF가 확인됐다. 올 들어서 7번째 확진농가다. ASF 중앙사고수습본부는 해당 농장에 초동방역팀·역학조사반을 파견해 외부인·가축·차량의 농장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역학조사와 함께 해당 농장에서 사육 중인 돼지는 긴급행동지침 등에 따라 살처분을 실시할 계획이다.
폭우에 이은 폭염으로 채소 등 먹거리 물가가 불안한 상황에서 가축전염병까지 발생하면서 추석 물가를 위협하는 모양새다.
다만 정부는 럼피스킨, ASF 발생이 당장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고기 수급 상황의 경우 올 들어 7월까지 도축 마릿수가 평년대비 25.5% 증가하는 등 공급이 충분한 상황이며 이번 발생으로 살처분 되는 규모도 매우 6마리 정도로, 수급에 미치는 영향이 극히 미미하다는 설명이다.
돼지고기 역시 8월 공급물량이 지난해와 비슷한 상황일 것으로 전망되며 이번 발생농장의 사육 마릿수가 전체의 0.01% 수준에 불과해 살처분에 따른 수급 영향이 크지 않다고 부연했다.
이날 가축전염병 사고를 보고 받은 한덕수 국무총리는 "발생 농장에 대한 출입 통제, 집중 소독, 살처분, 역학 조사, 일시 이동 중지 등 긴급 행동 지침에 따른 방역 조치를 차질 없이 추진하라"며 "농가에서도 농장 위생 관리 및 출입 차량 등에 대한 철저한 소독 등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