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는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 기앙쿠르의 르골프 나쇼날(파72)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로 1언더파 71타를 쳐 최종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8언더파 280타를 친 에스터 헨젤라이트(독일)를 2타 차로 제쳤다. 동메달은 7언더파를 친 린시위(중국)가 가져갔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는 은메달을, 2021년 도쿄 대회에선 동메달을 획득한 그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함에 따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명예의 전당 가입 조건에 모자랐던 포인트 1점을 채우며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어릴 때부터 골프에 소질을 보여온 그는 만 14세가 되던 2012년 호주 여자골프 NSW오픈에서 우승한 이후 그해 8월 LPGA 투어 캐나다 여자오픈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LPGA 투어 최연소 우승자'로 등극했다.
2013년 프로로 전향한 리디아 고는 LPGA 투어 통산 20승을 거뒀고, 만 17세가 되던 2015년에는 세계 랭킹 1위로 우뚝 섰다. 이 역시 최연소 기록이다.
하지만 그는 한동안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댔다. 2015년 고려대에 입학한 리디아 고는 2016년 하반기부터 2017년까지 슬럼프에 빠졌다. 그런 리디아 고가 마음을 다잡고 재기하게 된 데는 다름 아닌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외아들 정준씨가 있다.
정준씨와 만난 뒤 2021년 4월 3년 만에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에서 다시 우승을 차지했고, 이듬해 3승을 기록하며 LPGA 최고 선수라는 명예를 탈환했다. 5년 5개월 만에 세계 랭킹 1위에 다시 등극하기도 했다.
2022년 12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외아들 정준씨와 서울 명동성당에서 백년가약을 맺은 리디아 고는 '골프 천재'에 더해 '현대가 며느리'라는 새 별명을 얻었다. 이날 남편 정준씨는 함께하지 못했지만 대신 시아버지 정태영 부회장이 현장을 직접 찾아 며느리를 응원했다.
정 부회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도 며느리인 리디아 고의 사진을 게재하며 며느리를 향한 응원에 여념이 없었다.
리디아 고 우승 직후 정 부회장은 인스타그램에 “가족 중 한 명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를 펼쳤다. 자기 일에 진심인 그를 존경심을 갖고 따라다녔다”는 글을 올렸다. 또 "대한민국 국적이 아닌 선수를 올림픽에서 이 정도로 응원할 날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덧붙였다.
금메달 획득 후 시상대에 선 리디아 고는 뉴질랜드 국가가 울려퍼지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리디아 고는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남편은 대회장에 오지 못했지만 언니(고수라씨)가 도와줘서 오징어볶음, 그저께 불고기 등 한국 음식을 먹으면서 힘을 낼 수 있었다"며 웃어 보였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더라도 이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며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며 "곧 영국으로 이동해서 다음 대회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 골프 선수 양희영은 최종 합계 6언더파 282타로 공동 4위를 기록했다. 김효주와 고진영은 최종 합계 이븐파 288타를 기록하며 공동 25위에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