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력난 해소를 위해 외국인의 국내 정착을 위한 단계별 비자 전환 등의 정책을 펼치는 가운데 은행도 외국인 대상 금융 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지방은행은 외국인 유학생·근로자 확보에 힘쓰는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에 발맞춰 외국인 특화 금융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부산은행은 대연동금융센터, 반송동지점, 부평동지점 등 외국인 유학생 방문이 잦은 영업점의 디지털데스크를 외국인 유학생 상담 창구로 지정하고, 전담 화상상담 직원을 배치했다.
외국인 대상 미래형 디지털 채널인 '디지털데스크' 내 지원 언어 수도 기존 4개에서 우즈베크어, 네팔어, 벵골어를 추가해 7개로 늘렸다. 디지털 채널에서도 '외국인 유학생 상담 창구'를 개설했다.
BNK부산은행이 외국인 유학생 대상 금융 서비스 확대에 나선 이유는 부산시가 최근 외국인 유학생 확보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지난 6월 광역시 가운데 처음으로 지역 '소멸위험단계'에 들어섰다. 부산시는 광역시 중 유일하게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했으며 약 30년 만에 인구가 15% 이상 줄어들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부산시와 인근의 경상남도는 2028년까지 외국인 유학생을 각각 3만명, 1만명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전북은행은 지난해 10월 은행권 최초로 외국인 대상 비대면 대출상품을 출시했다. 외국인 비대면 상품가입 서비스 가입 가능한 국가 수도 지난해 대비 2배로 늘렸다. 지난 5월에는 캄보디아 중앙은행과 업무협약을 맺어 국내 거주 캄보디아인들이 자국 신용 이력으로 대출 등의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시중은행도 외국인 고객 유치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부터 전국 61개 디지털라운지 중 외국인 거주자가 많은 서울대입구역, 고척사거리, 반월역에서 '신한 글로벌플러스'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 베트남어, 태국어 등 10개 언어로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지난 6월에는 외국인 고객 대상으로 체크카드 비대면 발급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외국인의 금융 서비스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하나은행은 서울 중구 을지로, 경기도 안산·의정부·평택 등 전국의 16개 영업점을 외국인 근로자 특화점포로 지정해 외국인 근로자 대상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경기도 화성·성남 등 5곳에 외국인근로자 특화지점을 설치했다. 이 영업점들은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해 일요일에도 영업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