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그룹이 7일 2024년 2분기 실적발표에서 인공지능(AI)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비전펀드 기술투자 부문의 흑자 전환 소식을 전했다. 다만 비전펀드 전체 부문과 소프트뱅크 실적은 손실을 기록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이날 올해 2분기 연결 결산(국제회계기준) 발표를 통해 비전펀드 기술투자 부문에서 19억엔(약 178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1597억엔 흑자)보다 악화됐지만 1분기(575억엔 적자) 대비로는 흑자 전환한 것이다.
비전펀드 전체로 보면 2043억엔(약 1조 9125억원)의 사업 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는 610억 4000만엔(약 5752억 7000만원)의 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소프트뱅크그룹의 2분기 최종 실적은 1742억엔(약 1조 6417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폭은 전년 동기(4776억 엔 적자)보다 축소됐다.
아울러 소프트뱅크그룹이 가장 중시하는 지표인 보유 주식 가치에서 부채 등을 뺀 순자산가치(NAV)는 6월 말 기준 35조엔(약 329조 8000억원)으로 2023년 3월 말의 14조엔(약 131조 9000억원) 대비 급증했다.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은 소프트뱅크가 약 90%의 지분을 보유한 영국 반도체 설계 대기업인 'ARM'이다. 지난해 나스닥 상장에 성공한 'ARM'의 시가총액은 6월말 기준 약 1840억 달러로, 당시 환율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30조엔(약 282조 6600억원)에 달한다. 3월말 대비 30% 증가한 수치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8일 소프트뱅크의 향후 행보에 대해 "최근 하이테크주 조정으로 전망이 불투명하지만 앞으로도 AI 분야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는 AI 분야 투자 가속화가 초점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제 손정의(손 마사요시) 회장은 적극적으로 AI 전략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2024년 6월 미국 회사와 합작으로 의료 데이터 분석 회사 설립을 결정한 데 이어 7월에는 영국 반도체 스타트업 그래프코어(Graphcore)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인수 금액은 6억 달러가 조금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AI 관련 사업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손 회장은 인간보다 1만 배 높은 지능을 가진 '인공초지능(ASI)' 시대를 대비해 물밑에서 반도체 개발 및 제조, 데이터센터, 로봇, 전력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구상을 품고 있다.
한편 미국 반도체 대기업 엔비디아가 계획하고 있는 차기 AI 반도체는 설계상의 결함으로 3개월 이상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닛케이는 "글로벌 테크 대기업들도 유망 분야로 보고 속속 진출하는 사업에서 소프트뱅크가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 중"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