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와 폭염이 이어지는 변덕스러운 날씨에 배추 도매가격이 오르는 등 식탁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5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기준 배추 도매가격은 1만76원으로 1년 전(7530원)보다 3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달(6235원)과 비교하면 약 62% 비싸다.
이는 여름 배추 재배면적이 줄어들면서 생산량이 1년 전, 평년과 비교해 각각 7.2%, 9.1% 감소한 영향이다. 농경연은 잦은 비와 고온으로 인한 바이러스 확산, 생육 불균형 등으로 작황이 부진해 9월에도 배춧값은 1년 전보다 비쌀 것으로 전망했다.
무 도매가격(20kg)도 지난달 2만원을 웃돌며 평년(1만1231원)보다 약 80% 뛰었다. 지난달 폭우 여파로 생육 주기가 짧은 채소류 가격도 들썩였다. 전월 대비 상추는 57.2% 치솟았고 오이와 시금치는 각각 45.6%, 62.1%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특히 불볕더위로 가축 26만마리가 폐사한 점도 물가 오름세를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집단 폐사로 축산물 수급이 불안해지면 먹거리 물가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폭염으로 닭 19만9000마리, 돼지 1만5000마리 등 가축 21만6000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농식품부 관계자는 "폐사한 닭과 돼지는 전체 사육 마릿수의 각각 0.1%, 0.14% 수준으로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상황"이라면서도 "예년보다 일찍 시작된 폭염으로 가축 폐사 피해가 커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폭염·태풍과 같은 계절적 요인을 비롯해 추석 등 물가를 끌어올릴 요인이 남아 있어 채소 물가 불안정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반복된 강우와 폭염에 작황이 부진해 여름 배추 생산량이 크게 감소했다"며 "그 결과 오는 9월까지는 배추 도매 가격이 전년 대비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