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제 SK하이닉스 PKG제품개발 담당(부사장)은 5일 자사 뉴스룸 인터뷰를 통해 "SK하이닉스도 방열 성능이 우수한 기존 어드밴스드 MR-MUF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는 한편, 새로운 기술들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MR-MUF는 반도체 칩을 쌓아 올린 뒤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공간 사이에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주입하고, 굳히는 공정이다. 칩을 하나씩 쌓을 때마다 필름형 소재를 깔아주는 방식보다 공정이 효율적이고, 열 방출에도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SK하이닉스는 HBM 주도권을 잡게 된 시점을 MR-MUF가 적용된 3세대 HBM2E 개발에 성공한 2019년부터로 보고 있다.
이 부사장은 "개발진을 믿고 기다려준 경영진과 고객 덕분에 결국 당사 고유의 기술인 MR-MUF가 성공적으로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며 "이를 통해 품질과 성능 측면에서 매우 안정적인 HBM2E의 양산과 공급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세대 12단 HBM3와 5세대 HBM3E 개발에 연이어 성공하며 독보적인 HBM 1등 리더십을 지켜오고 있다. 이 부사장과 기술진은 성공의 1등 공신을 MR-MUF 기술을 한 번 더 고도화한 '어드밴스드 MR-MUF'로 꼽는다.
이 부사장은 "12단 HBM3부터는 기존보다 칩의 적층을 늘렸기 때문에 방열 성능을 더욱 강화해야 했다"며 "특히 기존 MR-MUF 방식으로는 12단 HBM3의 더 얇아진 칩들이 휘어지는 현상 등을 다루기 쉽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회사는 기존 MR-MUF 기술을 개선한 어드밴스드 MR-MUF 기술을 개발했다"며 "이를 통해 지난해 세계 최초로 12단 HBM3 개발 및 양산에 성공했으며, 이어 올해 3월 세계 최고 성능의 HBM3E를 양산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앞으로도 SK하이닉스가 HBM 리더십을 지켜가려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커스텀 제품 요구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차세대 패키징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부사장은 HBM 개발 공적으로 지난 6월 회사의 HBM 핵심 기술진과 함께 SK그룹 최고 영예인 '2024 SUPEX추구대상'을 수상했다. 그는 "제품 성공을 위해 많은 구성원들이 '원팀(One Team)'이 돼 노력해 온 덕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