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가산금리 조정, '언 발에 오줌 누기'…근본 대책 나와야

2024-08-04 13:46
  • * AI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맥락과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사 본문 전체를 보시길 권장합니다

    금융부 장문기 기자 국내 주요 시중은행이 줄줄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비롯한 가계대출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은행들의 가계대출 금리 인상 행렬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세 차례에 걸쳐 일부 상품의 금리를 올린 데 이어 오는 7일부터 주담대 금리는 0.3%포인트, 전세대출 금리는 0.1~0.3%포인트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 글자크기 설정
금융부 장문기 기자
금융부 장문기 기자
국내 주요 시중은행이 줄줄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비롯한 가계대출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일 전세자금대출(전세대출) 금리를 0.3%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지난달 수차례에 걸쳐 주담대 금리를 올린 데 이어 전체 가계대출을 조이기 시작했다.

우리은행도 같은 날 주담대·전세대출 상품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올렸다. 지난달 두 번에 걸쳐 가계대출 금리를 인상했지만 가계대출 증가세를 잡기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도 지난달 초 주담대 금리를 0.2%포인트 올렸다.

차주들의 시름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 은행들의 가계대출 금리 인상 행렬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세 차례에 걸쳐 일부 상품의 금리를 올린 데 이어 오는 7일부터 주담대 금리는 0.3%포인트, 전세대출 금리는 0.1~0.3%포인트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금융권에서는 가계대출 조절을 위해 가산금리 조정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그 지속성에는 의문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금융권에서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가계대출 관리 수단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에서 가계대출 관리를 주문하니 가산금리를 높여 대응에 나서긴 했지만, 가계대출 특성상 부동산 시장 회복과 금리 인하라는 거대한 흐름을 거스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주담대 수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동산 거래량은 증가하고 있다.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000건을 넘었는데, 거래 신고 기한(30일)을 고려하면 최종 거래량은 8000건을 넘을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서울 부동산 시장이 상승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시장금리가 계속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는 점도 가계대출 상승세를 억제하는 데 분명한 걸림돌이다. 미국에서는 이달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에서도 한국은행이 연내에 기준금리를 내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가산금리를 조정하는 것만으로는 늘어나는 가계대출 수요를 막기 어려울 것이란 시장의 목소리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제는 금융당국이 관계부처와 협업해 정책적 움직임을 보일 때다. 주담대 수요는 대출금리보다는 정부 정책에 더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수도권에서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대출을 받을 수 있느냐’가 문제지 ‘이자를 얼마나 내야 하느냐’는 큰 고려 사항이 아닌 탓이다. 언 발에 눈 오줌이 다시 얼어붙는 최악의 상황으로는 치닫지 말아야 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