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호-정나은이 값진 은메달을 수확했다. '전설' 어머니와 '하늘에 계신' 어머니가 이 역사에 일조했다.
김원호-정나은은 2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라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 결승에서 중국의 젱시웨이-황야총에게 0-2로 패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비록 이들이 원하던 금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많은 국민들에게 '투혼'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 팀이었다.
이뿐만 아니라 4강전에서는 대한민국 대표팀 선배 서승재-채유정과 내전을 벌인 끝에 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더욱이 김원호가 경기 도중 구토를 하며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그럼에도 김원호는 투혼을 발휘했고, 경기를 2-1로 마무리했다.
이들의 메달은 사실상 어머니와 함께 뛰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원호는 '대한민국 배드민턴의 전설' 길영아의 아들이다. 길영아는 지난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여자 복식 동메달, 1996 애틀랜타 올림픽 혼합복식 금메달, 여자 복식 은메달을 따낸 바 있다.
그렇기에 김원호는 엄마의 이름값에 먹칠을 하지 않기 위해 더욱 노력했다. 그는 파리 올림픽 4강전 이후 "이제 제가 길영아의 아들로 사는 것이 아니라, 엄마가 '김원호의 엄마'로 살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스타 선수의 자제들이 같은 길을 걸을 때에는 늘 부담감이 따를 수밖에 없다. 부모의 명성을 따라가지 못하면, 자신뿐 아니라 부모에게도 비난이 따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원호는 이러한 부담을 이겨내고 이제는 당당한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정나은은 어머니가 일찍 세상을 떠난 가슴 아픈 사연을 갖고 있다. 그는 은메달이 확정된 뒤 "엄마 핸드폰에 저장된 내 이름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정나은'이었다.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해 아쉽게 생각한다"면서도 "그래도 (은메달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실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어찌 보면 김원호와 정나은의 어머니에게 더욱 자랑스러운 아들과 딸이 되기 위한 노력이, 올림픽 은메달로 결실을 맺은 셈이다.
전라도몸뚱이에산채로불를질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