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의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암살로 촉발된 중동 지역 긴장이 극에 달하고 있다. 하마스와 이란은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하고 보복을 경고했다. 이스라엘은 미국과 공조의 움직임을 보이며 전면전 등 모든 가능한 시나리오 대비에 나섰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의 최고위 당국자들은 이날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레바논, 이라크, 예멘 등 역내 동맹 대표단을 만날 예정이다.
통신은 팔레스타인의 하마스와 이슬라믹지하드(PIJ), 예멘 후티 반군, 레바논의 헤즈볼라,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등 저항의 축 대표와 함께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와 이란혁명수비대 고위급 지휘관이 참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IRGC) 사령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을 “망나니 범죄자”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잔인하고 더러운 범죄를 두고 저항 전선에 있는 ‘성스러운 이슬람 전사’의 복수 불길이 타오른다”고 말했다.
또 모하마드 호세인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은 이날 테헤란에서 거행된 하니예의 장례식에서 “저항의 축과 우리가 하니예의 순교와 관련해 정의를 추구할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는 분명히 벌어질 일”이라며 “다양한 조치가 있을 것이며 시온주의자(이스라엘)는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헤즈볼라도 보복을 다짐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BBC 방송 등은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헤즈볼라의 최고위급 지휘관이 공습을 받아 숨진 것과 관련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천명했다고 전했다.
나스랄라 사무총장은 “저항 세력은 대응할 수밖에 없다. 이는 분명하다”며 “우리는 보여주기식 대응이 아닌 진정한 대응, 실질적 기회, 세밀하게 계획된 보복을 모색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헤즈볼라와 동맹들이 일각에서 제안하려는 보여주기식 대응이 아닌 진정한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면서도 이스라엘의 반응이 확전 여부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이후 레바논과 국경을 접한 이스라엘 북부를 공격하고 이스라엘은 반격에 나섰다.
저항의 축에 맞서 이스라엘도 강경한 대응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국내 전선사령부를 방문해 “어느 곳에서든 우리에게 가해지는 모든 침략 행위에 비싼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방어와 공격 시나리오 모두에 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카츠 외무부장관도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린 글에서 헤즈볼라 지도자 나스랄라를 향해 “무거운 대가를 치르기 전에 위협과 거짓말을 멈추라”고 경고했다.
이후 네타냐후 총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이스라엘 방어를 위한 추가 무기 배치 방안 등을 논의했다.
한편,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은 이란이 며칠 내에 이스라엘을 향해 보복 공격을 단행할 것으로 확신하고, 걸프만 등에 매치한 군사자산을 동원한 대응 준비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31일 하니예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신임 이란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테헤란을 방문해 거처에서 공격받아 경호원 1명과 함께 사망했다. 이란과 하마스는 공격 배후로 즉각 이스라엘을 지목했다. 이스라엘은 하니예 사망 관련해 언급을 피했다. 이스라엘은 통상 국외 비밀 작전에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