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국으로 망명한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의 리일규 참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당선될 경우 북한이 핵 협상 재개를 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 참사는 1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평양의 외교관들이 새로운 협상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북한) 외무성이 확실히 힘을 얻어 주도할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4년 동안 북한의 손발을 묶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 참사는 북한이 러시아와의 긴밀한 관계를 통해 미사일 기술과 경제적 도움을 받은 가운데 추가 제재를 차단하고 기존 제재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미국에 대한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게 리 참사의 설명이다.
그는 “러시아는 불법 거래에 가담해 자신들의 손을 더럽혔고, 덕분에 북한은 제재 해제를 위해 더 이상 미국에 의존할 필요가 없게 됐다”며 “이는 본질적으로 미국의 주요 협상 카드를 빼앗은 셈”이라고 말했다.
또 리 참사는 김 위원장이 북·일정상회담을 개최하고자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납북자 문제에서 양보하는 대신 경제적 지원을 얻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한편 리 참사는 쿠바와 한국의 수교를 막으려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이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쿠바와의 관계 수립은 역사적 흐름과 국제 사회의 정상적인 문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는 모범적인 사례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