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은 인공지능(AI)·클라우드 등 신기술이 대회 전반에 적용된, 이른바 '테크 올림픽'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특히 최근 생성 AI의 가파른 성장세에 힘입어 심판부터 측정, 중계보조, 선수 상담 챗봇까지 다양한 영역에 신기술들이 활용됐다.
지난 4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스포츠에 AI를 적용한 '올림픽 AI 어젠다'를 발표하면서 "이번 파리 올림픽에 AI 프로젝트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사상 최초로 스포츠 경기 운영 전반에 AI를 도입해 변화를 이끄는 주체가 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IOC에 따르면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AI 기술은 △올림픽 중계 △선수 성과 분석 △심판 판정 정확성·공정성 확보 △악플 자동 차단 △AI 챗봇 등 다양한 영역에 쓰인다.
우선 파리 올림픽 실시간 중계에 AI 기반 클라우드가 도입됐다.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OBS 클라우드 3.0을 통해 원격 실시간 방송의 효율성을 대폭 높였다. 현재 파리 올림픽을 위해 초고화질(UHD) 방송사 2개 포함 예약된 원격 서비스 중 3분의2에 해당하는 54개 방송사가 OBS 라이브 클라우드를 사용하고 있다. 클라우드를 통한 콘텐츠 전송 기술은 저지연과 높은 복원력을 갖춰 확장성, 유연성은 물론 비용 효율성 면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여준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특히 이번 3.0 버전에는 AI가 결합되면서 리플레이 시스템 시청 경험을 크게 개선했다. 파리 올림픽 기간 동안 'OBS 멀티 카메라 리플레이 시스템'은 선수들의 경기 장면을 프레임 프리즈 슬로 모션으로 리플레이해 선수들의 움직임을 심층 분석할 수 있도록 세부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14개 경기장에서 육상, 배드민턴, 농구, 탁구, 레슬링, 테니스, 유도, 브레이킹 등 21개 종목에 멀티 카메라 리플레이 시스템을 적용한다.
심판 판정을 보조하는 AI 시스템도 도입됐다. AI 기술로 체조 선수의 발 각도를 감지해 점프나 회전을 심층 분석한다. 장대높이뛰기에서는 선수와 바 사이의 간격이 자동으로 측정되고, 다이빙에서는 점프해 물 속으로 들어가는 시간과 속도 등을 심판들에게 제공한다.
올림픽 공식 타임키퍼인 오메가는 이번 올림픽에 AI 기반 '컴퓨터 비전 기술'을 도입했다. 이는 AI 카메라 시스템으로 선수들을 실시간 추적해 3차원(3D)으로 재현하는 기술이다. 이번 올림픽 체조 경기에서는 AI 심판으로 불리는 '심판 보조 시스템(JSS)' 기술이 도입된다. JSS는 빠르게 움직이는 체조 선수의 미세한 움직임을 카메라로 포착하고, AI가 이미지를 분석해 회전수와 동작의 정확성을 판단해 주는 기술이다.
선수 보호에도 AI가 활용됐다. IOC는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악성댓글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했다. IOC는 파리 올림픽 기간 동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관련 게시물이 5억건 이상 올라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가운데 선수들에 대한 악플이나 비방하는 글이 발견되면 삭제하는 AI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는 35개 이상의 언어로 참가 선수와 관계자 계정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방식으로, 선수들을 온라인 비방으로부터 보호하고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마련했다.
선수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애슬리트365' 챗봇도 있다. 이는 IOC가 인텔과 협력해 공동 개발한 대화형 AI 챗봇으로, 올림픽 기간 동안 다양한 언어와 문화를 가진 약 1만1000명의 선수가 경기장의 규칙과 지침을 준수하도록 지원하기 위해 만들었다. 이는 생성 AI 검색증강생성(RAG) 솔루션으로, 선수의 문의에 실시간으로 응답하고 소통할 수 있다. 파리 올림픽 선수촌에 머무르는 동안 훈련과 경기에 집중하도록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