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임금 체불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서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보다 2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6월 체불액은 1조436억원, 체불 피해 근로자는 15만503명으로 집계됐다. 작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체불액은 2204억원(26.8%), 피해 근로자는 1만8636명(14.1%)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체불액은 1조7846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었는데, 올해엔 상반기에만 벌써 1조원을 넘어섰다. 이대로라면 작년을 뛰어넘어 최대 체불액 기록을 경신하는 것은 물론 사상 최초로 2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다만 월별로 보면 올해 1월엔 체불액이 작년 대비 64.3% 증가했다가 1∼3월 누계로는 40.3%, 상반기 누계로는 26.8% 순으로 증가세가 둔화하는 추세다.
임금 체불이 증가하는 이유는 건설업을 중심으로 내수 경기가 부진한 영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건설업 체불은 전년 대비 49.2% 급증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26.0% 증가한 2478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체불액에서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17.6%에서 올해 상반기 23.7%까지 늘어났다.
보건업 체불액도 상반기 717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67.8% 급증했다. 코로나19 등 여파로 소규모 요양병원 등을 중심으로 체불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음식·주점 등 도소매·음식·숙박업에서 체불임금 254억원이 발생해 전체 중 11.5%를 차지했다. 최근 자영업자 폐업과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앞서 고용부는 지난달 31일 건설업 근로감독을 통해 390억원에 달하는 체불임금액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 중 272억원은 청산됐다.
정부는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상습체불 사업주에 대한 신용 제재와 정부 지원 제한, 공공입찰 불이익 등 경제적 제재를 강화할 계획이다.
고용부는 지난달 임금체불 등 피해를 신속하게 구제할 수 있는 '민형사상 원트랙' 구축 등 노동약자 보호 방안을 마련한다는 취지로 '임금체불 근로자의 신속한 권리구제를 위한 개선 방안' 연구용역도 발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