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실시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돌풍이 무섭다. 해리스는 실리콘밸리부터 자동차 산업에 이르기까지 주요 업계의 지지를 속속 확보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이들은 성명에서 "우리는 민주주의가 우리나라의 기반이라고 믿는다"며 "이 중요한 순간에 우리는 단합해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지지를 보낸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는 전통적으로 친민주당 성향이었으나 올해 대선을 앞두고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미온적 반응을 보여왔다. 하지만 바이든이 대선 도전을 포기한 후 해리스가 유력 후보로 부상함에 따라 본격적으로 지지에 나서고 있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이에 대해 "실리콘밸리에서 일론 머스크 등이 트럼프 지지자로 새롭게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이들은 여전히 테크업계의 부유한 리더와 투자자들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소수라는 것을 일깨워 주고 있다"고 평했다.
또한 미국 주요 노조 중 하나인 전미자동차노조(UAW)도 이날 해리스 지지를 선언했다. 숀 페인 UAW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우리 노조가 주장하는 모든 것에 반대하는 억만장자를 다시 백악관으로 보낼 것인가, 아니면 우리와 함께 기업들의 탐욕에 맞서 싸울 카멀라 해리스를 뽑을 것인가"라며 해리스 지지를 호소했다.
조합원 38만명과 퇴직 회원 58만명을 보유한 UAW는 지난 1월 바이든 지지를 선언한 노조로, 회원 상당수가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 지대)이자 대선 경합주 중 하나인 미시간주에 거주하고 있는 만큼 대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해리스는 이 밖에도 미국 노동총연맹(AFL-CIO), 철강 노조 유나이티드 스틸워커, 전미교사연맹, 통합 운수 노조(ATU) 등 주요 노조들의 지지도 확보했다. 이를 방증하듯 해리스는 전날 공개된 블룸버그 설문 조사 결과 7개 경합주 지지율이 48%로 트럼프(47%)를 앞섰다.
민주당 측 전략가인 디 조사노는 "내가 만난 사람들은 바이든이 노동 분야에 있어서는 A+였다는 것을 인정했다"며 "사람들은 카멀라 역시 별로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FT에 말했다.
이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트럼프는 해리스에게 인신공격성 비난을 퍼부으며 공세에 나서고 있지만 녹록지 않은 모습이다. 트럼프는 이날 흑인기자협회 행사에서 인도계 흑인인 해리스를 향해 "그동안 쭉 인도인이었지만 갑자기 흑인이 되기로 선택했다"며, 해리스가 대선 때문에 흑인 행세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 발언은 많은 논란을 야기하면서 역효과를 낳고 있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이에 대해 "바이든이 재선 도전을 포기한 후 높아진 해리스 기세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트럼프 측의 몸부림치는 노력을 보여준다"면서도 "이는 매우 박빙이 예상되는 올해 대선에서 막판으로 갈수록 경합주 유권자들에게 트럼프의 약점을 부각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