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31일 올해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을 통해 "HBM3E 12단은 양산 램프업(생산량 확대) 준비를 마쳤고, 다수 고객사 요청에 맞춰 하반기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8단 제품은 지난 분기 초 양산 램프업 준비와 함께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제공했고, 고객사 평가를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3분기 중 양산 공급이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HBM 매출 중 HBM3E 비중이 3분기 10% 중반을 넘어서고, 4분기에는 60%까지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 HBM 매출도 상반기 대비 3.5배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은 전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 HBM3E가 2∼4개월 내에 퀄(품질) 테스트를 통과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HBM3E 품질 테스트 진행 상황에 대한 질문에는 "고객사와 맺은 비밀유지계약(NDA) 준수를 위해 해당 정보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고 답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이날 HBM3E 공급 시점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사실상 HBM3E 퀄 테스트 통과가 임박했고, 엔비디아 외에 AMD 등 대형 그래픽처리장치(GPU) 고객사들에 대한 공급도 긍정적임을 암시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HBM 생산량은 올해보다 2배 이상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올해 HBM 비트 생산 및 고객 협의 완료 물량을 전년 대비 4배 이상 확보했다"며 "2025년에도 업계를 선도하는 생산능력 확보를 목표로 올해 대비 2배를 넘어서는 비트 공급량 확대를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사 요청 물량이 계속 늘어 해당 고객사와 공급 협의를 이어가며 추가 생산 규모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6세대인 HBM4도 내년 하반기 출하를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고객 맞춤형 HBM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최적화된 커스텀 HBM도 개발 중이고, 현재 다수 고객사와 세부 스펙을 논의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HBM 경쟁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공급 역량을 기반으로 수요 증가세에 적기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파운드리 사업과 관련해 2028년까지 지난해 대비 AI와 고성능컴퓨팅(HPC) 응용처용 고객 수를 4배, 매출을 9배 이상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편 삼성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파업과 관련해서는 "이번 파업이 조기 종결될 수 있도록 노조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협의하고 있다"며 "노조 파업에도 불구하고 현재 당사 고객 물량 대응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조 파업이 지속되더라도 경영에 차질이 없도록 적법한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