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의 취임식 전후로 중동 불안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및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충돌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31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 예루살렘포스트 등 외신들이 이란혁명수비대(IRGC) 성명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 정치 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 하마스 정치국 의장이 이날 오전 이란 수도 테헤란의 거처에서 자신의 경호원 1명과 함께 살해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니예는 전날 열린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취임식 참석 차 테헤란을 방문 중이었다. IRGC는 하니예에게 추도의 메시지를 전하며 사고의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란 측은 이스라엘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란 국영 TV는 전문가를 인용해 "이스라엘은 종종 자신들의 정보 기관인 모사드가 실행한 암살에 대해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는다"고 전했다. 하마스 역시 하니예의 사망 사실을 확인하며, "(이스라엘) 시오니스트들의 공격"으로 하니예가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2017년부터 하마스 정치국 의장으로 재임해 온 하니예는 최근에는 주로 카타르에서 지내온 가운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중에는 하마스의 주요 우방국인 이란과 연락을 취하며 휴전 협상에 참여해왔다. 이에 작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상대로 전쟁을 개시한 배후 인물로 알려진 가자지구 하마스 최고 지도자 야히아 신와르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실용적 성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고 가디언지는 전했다.
한편 이스라엘군(IDF)은 하니예 사망 불과 몇 시간 전에는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대해 이례적으로 공습을 단행했다. 이에 지난 27일 이스라엘 점령지 골란 고원에서 12명의 아동이 사망한 폭격 사건의 배후로 추정되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고위 지휘관인 푸아드 슈크르를 제거했다고 발표했다.
헤즈볼라는 폭격 사건 이후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자신들의 소행을 부인했으나 이스라엘은 이를 헤즈볼라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시작된 작년 10월 이후 하마스의 편을 들며 이스라엘에 공세를 취해 온 가운데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지난 10개월 간 거의 매일 교전을 벌여왔다.
따라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취임식 전후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및 하마스 간 충돌이 잇따르면서 다시 중동 정세가 불안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현재 서부 텍사스 원유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 이상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