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을 통해 "북한은 이례적으로 평안북도 신의주시와 의주군 수해피해 현장의 주민 구조 상황을 상세하게 보도했다"며 "이는 김 위원장의 애민 지도자 이미지 선전과 체계적인 위기관리 능력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밝혔다.
구 대변인은 "황해도와 강원도 등 남쪽 지역의 호우 피해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은 특이한 상황"이라며 "추후 동향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재해 대비와 관련해) 나름대로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지금 정확한 비 피해 상황에 대해서는 북한이 아직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명 피해는 없는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인명 피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북한 측이 공식적으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우리가 그 규모를 추정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김 위원장이 지난 27일 폭우로 압록강 수위가 높아져 평안북도 신의주와 의주군 주민 5000여명이 고립될 위기에 처하자 군에 구조를 지시한 뒤 이튿날 피해 현장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장마 전선의 영향으로 평안북도와 자강도에 폭우가 쏟아져 지난 25일부터 28일 오전 5시까지 원산에는 617mm, 천마에는 598mm의 비가 내린 것으로 기록됐다. 이날 신문이 공개한 사진에는 수해 현장으로 보이는 마을의 지붕까지 물이 차오른 모습이 담겼다.
신문에 따르면 현장 작업을 지켜 본 김 위원장은 주민 4200여명을 구조한 비행사들을 "반나절 남짓한 기간에 이렇게 많은 인민들을 구출한 것은 믿기 어려운 기적이고, 공중 구조전투의 산 모범"이라며 치켜세웠다.
동시에 폭우와 홍수, 태풍 피해 예방 대책을 마련할 것을 여러 번 지시했지만 피해 예방에 실패한 국가기관과 지방 간부들을 향해서는 강한 질책을 쏟아냈다.
이에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기본 사회 안전망의 부족 문제를 국가 기관과 당 간부 등의 기강 해이로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며 "표면적으로는 당과 국가기관이 주도하는 정상 국가를 표방하지만, 김 위원장 의식 속의 군 의존도와 국가의 실제 운용에 있어 군 주도성이 점차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