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오래 장수하셨나요?"(오세훈 서울시장)
"아니오. 해외 (독립유공자) 후손들은 너무 어려운 생활을 보냈습니다."(유수동씨·70·독립유공자 유진동 선생 막내아들)
이날 간담회 자리에는 독립유공자 후손인 유씨와 이소심씨(86), 김연령씨(70)가 참석했다.
이씨는 오 시장에게 "내년이 광복 80주년인데 해외에 있는 유공자 후손들을 초청해서 서울에서 만나게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오 시장은 "좋은 제안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가능한 한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이씨는 임시정부청사 보존을 위해 한·중 양국을 중재했다. 이씨 아버지는 김좌진 장군과 함께 활동했던 광복군 제1지대 비서 이달 선생이다.
이씨는 "원래 아파트가 들어설 계획이었는데 충칭 정부와 한인사회에 남겼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곳은 독립 후 도시 재개발 계획으로 철거될 뻔했으나 후손들의 노력과 충칭시의 협력으로 현재 충칭시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충칭 청사는 일제강점기에 마지막으로 사용한 청사로, 현재 남아 있는 각지 임시정부 청사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유씨는 아버지가 북에서 행방이 묘연해진 후 어머니가 6남매를 데리고 중국으로 오면서 생활고를 겪었다고 털어놨다. 유진동 선생은 백범 김구의 주치의이자 한국광복군 군의처장이었다. 광복 후 서울로 돌아온 후에도 김구의 건강을 돌봤다.
김씨는 임시정부 직원이었던 김동진 선생의 딸이다. 김동진 선생은 충칭 임시정부 시절에 김구의 비서 역할을 했다. 청사에 김씨 아버지가 생활했던 비서실이 아직 보존돼 있다.
이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충칭 청사를 보존하기 위해 힘써왔다. 김씨는 "매년 4월 11일이면 사는 곳인 베이징에서 아버지가 근무했던 곳인 충칭을 방문한다"며 "당시 활동 자료들을 모아 한국 임시정부 기념관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먼 충칭에서 독립 정신을 이어온 후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오 시장은 "어렸을 적 역사시간에 상하이 임시정부 정통성을 배울 때 대한민국 탄생으로 이어졌다고 배웠다"며 "지금도 후손들이 자랑스럽게 정통성을 기억하고 기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자료를 발굴하고,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형태를 보존·기념해 주시는 데 필요한 게 있으면 서울시에 요청하시라"고 당부했다.
오 시장은 이날 충칭 청사를 둘러보며 임시정부와 독립군 역사를 듣고 보존된 자료를 살펴봤다. 백범 김구 선생 흉상 앞에서 묵념하고 헌화했다.
한편 오 시장은 중국 4대 직할시 중 하나로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는 충칭시 도시계획전시관을 방문해 수변 개발과 야간명소 조성 과정 등을 살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