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큐텐 계열사인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자 대금 정산 지연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구영배 큐텐 대표가 삼성전자 총판 담당자들을 만나 향후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아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구 대표는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모처에서 삼성전자 공식 온라인파트너사(SOP) 및 삼성전자 한국총괄 관계자들을 만났다. SOP는 삼성전자의 온라인 판매를 담당하는 총판 개념이다. 이 자리에서 구 대표는 이번 사태에 대해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큐텐그룹은 지난 2022년 9월 티몬, 지난해 3월과 4월에 각각 인터파크커머스와 위메프를 인수했다. 이 중 티몬과 위메프는 현금을 들이지 않고 지분 교환 방식으로 계약이 이뤄졌다. 인터파크커머스 매도자인 야놀자에는 아직까지 인수대금을 정산하지 않았다.
LG전자 내부에서도 이번 사태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LG전자 온라인 총판을 담당하는 한국영업본부는 사태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지난 24일 비상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LG전자의 경우 쿠팡을 제외한 모든 외부 온라인 플랫폼 판매는 총판 고객사들이 담당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온라인 유통 채널 중 하나인 총판업체들로부터 선수금을 받기 때문에 이번 사태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 하지만 총판업체 대금이 물리자 고객 관리 차원에서 지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온라인 판매를 담당하는 총판업체는 각각 57개, 41개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 중 상당 수가 티몬·위메프와 거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총판업계 다수의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업체당 평균 20억~30억원 수준의 대금이 물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럴 경우 삼성·LG전자 총판 피해액은 수백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선 총판 고객사들의 도산 위기까지 우려하고 있다.
중소 판매업자들의 줄도산 위기가 현실화되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유통 채널도 사라지게 돼 단기적 매출 피해도 발생할 수 있다. 제조사들이 이번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 이유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제조사들 입장에서는 예정된 물량을 소화하지 못해 일시적인 매출 타격이 있을 수 있다"면서 "다만 장기적으로 보면 다른 대체 유통 채널도 많기 때문에 이번 큐텐 사태에 따른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구 대표가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자본잠식 상태의 1세대 이커머스업체들을 잇달아 인수해 덩치를 키우고, 지난 2월 미국 기반의 글로벌 쇼핑플랫폼 위시를 1억7300만 달러(약 2300억원)에 사들이면서 이번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것으로 보고 있다. 구 대표는 한국에 입국 후 잠행행보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