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2년 만에 '휘청'...큐텐, 꽉 막힌 자금줄에 '사면초가'

7월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이커머스 도약을 꿈꾸던 큐텐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큐텐 계열사인 티몬·위메프의 판매자 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일파만파 커져 판매자는 물론 소비자 이탈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큐텐의 무리한 인수가 낳은 당연한 결과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판매자 정산금 지급이 지연돼 논란이 된 티몬·위메프 피해가 판매자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에게까지 번지고 있다.
 
현재 티몬과 위메프는 여행상품에 이어 백화점, 홈쇼핑 등의 소비재 판매까지 잇달아 중단되고 있다. 사태의 심각성에 양사 결제 승인·취소를 대행하는 PG사(결제대행업체)까지 기존 결제 건에 대한 취소, 신규 결제를 막아 신용카드 거래도 불가능한 상황에 놓였다.

 
이번 사태는 싱가포르 기반의 이커머스 플랫폼 큐텐 계열사인 티몬과 위메프가 자사에 입점한 판매자들에게 판매 대금을 제때 정산하지 못하면서 촉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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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텐은 이달 초 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에 대해 공식 인정하고 판매자들에게 보상안과 문제 해결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후 티몬까지 정산 지연이 이어져 판매자와 소비자 우려를 키웠다.
 
업계에선 티몬·위메프 이용자 수가 869만명에 달하고 월간 거래액이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관련 피해액도 수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티몬·위메프는 정산 지연 문제 해결 및 재발 방지를 위해 오는 8월 중 제3의 금융기관과 연계한 ‘에스크로’ 방식의 정산 시스템을 도입하겠단 계획을 밝혔다.

큐텐이 이번 사태로 계열사 합병 및 구조조정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무리한 사세 확장으로 키운 자금난 해결을 위해선 계열사 통합을 통한 고강도 경영 효율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앞서 큐텐은 지난 2022년 티몬을 시작으로 지난해 위메프와 인터파크쇼핑, 올해 AK몰을 연이어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업계에선 큐텐그룹발 정산 지연 사태가 쉽게 잠재워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큐텐 그룹 유동성 위기가 심화돼 부도 위기에 놓일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도 제기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티몬과 위메프가 다시 정상적인 자금 흐름을 유지하고, 플랫폼을 유지하기 위해선 판매자 이탈을 막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미 협력사들까지 플랫폼에서 발을 빼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커머스 운영에 가장 중요한 셀러와 소비자, 결제 시스템까지 부재한 상황 속에서 기업의 정상화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