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중국 증시는 하락 마감했다. 경기 침체 우려가 고조된 데다, 중국 당국이 '3중전회' 이후 증시 부양을 중단하면서 주요 지수 모두 6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고꾸라졌다.
중국 정부가 3중전회에서 이렇다 할 부양책을 내놓지 않은 데다 증시 부양에도 소극적 모습을 보이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캠브리지어소시에이츠의 애런 코스텔로 전략가는 “중국 시장의 경우 3중전회 이후 (투자자들이) 실망감을 갖게 됐다”면서 “(회의는) 정책에 본질적인 변화가 없고, 대규모 부양책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중국 증시 부양을 위해 동원되는 ‘국가대표(國家隊·궈자두이)’가 3중전회 이후 매수 규모를 줄인 것도 영향을 미친 모습이다. 국가대표는 중국 국부펀드인 후이진투자유한공사 등 국유 기관들로 구성돼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마빈 첸 전략가는 “이 같은 증시 하락은 회의 기간 동안 CSI300 지수를 지탱했던 국가대표팀 지원이 약해진 데 따른 것일 수 있다”고 짚었다.
또한 시장에서는 전날 인민은행의 ‘깜짝’ 금리 인하를 경기 부양이 그만큼 절박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여 오히려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초이스에 따르면 이날 거래 가능한 주식 중 상승한 종목은 532개, 하락한 종목은 4461개였다. 92개 종목은 보합을 기록했다. 은행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이 약세를 보였다.
중국증시의 대표적인 우량주 구이저우마오타이가 3% 가까이 급락했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비야디(BYD)의 홍콩 주식 지분을 5%이하(5.06%→4.94%)로 낮췄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BYD(-4.6%)를 비롯해 베이치란구(-4.9%), 창안자동차(-3.6%), 싸이리쓰(세레스, -3%) 등 전기차주도 크게 밀렸다. 화훙반도체(SMIC)가 7% 하락하는 등 반도체주도 조정을 받았다.
반면 은행들이 예금 금리 인하를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은행 수익성 개선 기대로 은행주가 대거 상승했다. 농업은행, 공상은행, 중국은행은 신고가를 찍었다.
한편 이날 홍콩 증시도 하락했다. 항셍지수는 전장 대비 0.94% 내린 1만 7469.36에 장을 마감했다. SMIC와 BYD가 각각 5.4%, 3% 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