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아시아나 노조 유럽행, 근원적 해법 찾아야 할 때

2024-07-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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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는 2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연합(EU)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낸다.

    화물기 4대만을 운영해왔던 에어인천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을 인수하더라도 결국 경쟁력에서 밀려 이관받은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고용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노조는 EU 측에 에어인천이 정말 적합한 회사인지, 대한항공과 경쟁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곳인지 조사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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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는 2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연합(EU)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낸다. 

EU 측에서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관련 총괄자와 경쟁 부문 책임자, 합병 부문 직원이 참석한다. 노조 측에서는 최도성 위원장을 비롯한 간부가 나온다. 이 자리에서 노조 측은 조건부 승인을 위해 내건 내용들이 정확히 이행되고 있는지와 고용 승계 과정에서의 소통 부재 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EU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을 매각하는 대상자의 사업 영속성을 요구한다.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화물사업 매각 이후 대한항공과 에어인천 간 경쟁구도가 이어질지 우려하고 있다. 에어인천의 지난해 자산 규모는 291억원으로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사업부문의 자산(7000억원)의 23분의 1에 그친다. 화물기 4대만을 운영해왔던 에어인천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을 인수하더라도 결국 경쟁력에서 밀려 이관받은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고용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노조는 EU 측에 에어인천이 정말 적합한 회사인지, 대한항공과 경쟁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곳인지 조사를 요구한다. 

노조 유럽행의 또 다른 배경에는 고용 불안감이 자리한다. 에어인천은 800여 명의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부문의 인력을 흡수해야 한다. 조종사와 화물영업, 정비 관련 인력이 대상이다. 현재 에어인천의 직원 수는 170여 명이다. 

아시아나 직원들이 에어인천으로 이관되더라도 복지, 임금 조건을 현재와 같이 유지해야 한다고도 강조하고 있다. 만약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이 매각되지 않고 대한항공과 합병됐다면 대한항공 수준의 임금을 받을 수 있다. LCC인 에어인천으로 넘어갈 경우 대한항공 수준의 임금 테이블에 맞춰주더라도 한시적인 인상에 그칠 것이라는 것이 직원들의 우려다.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에어인천의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평균 연봉은 3905만~4900만원 수준이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의 1인당 평균 급여액은 4800만~6233만원에, 대한항공은 6818만~8955만원에 달한다. 에어인천으로 넘어가면 항공권 지원, 학자금 지원 등 각종 복지를 누리지 못한다. 

노조는 인수합병을 저지하기 위한 국민청원도 시작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반대에 관한 청원'이라는 제목의 글은 이달 23일 기준 2841명의 동의를 얻었다. 

소통 부재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물론 아시아나항공은 피인수자로 의견을 드러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생계가 걸린 직원들의 지속된 질문과 의문에도 방치 수준 정도로 대화를 회피했다. 경영진들이 대화에 나서는 약간의 제스처만 취했어도 노조가 EU에 가서까지 항의를 하는 일을 없었을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 노조 측은 지난주까지 경영진들에게 대화 요구를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EU행을 결국 택했다. 미국 승인만을 남겨 놓으며 합병 고지에 다다른 만큼 직원들과 충분한 대화를 한 후 수긍할 만한 구체적인 대안 제시해줘야 할 시점이다. 내부 직원의 불안을 잠재우려면 소통창구를 마련해 일보 전진을 하는 방법밖에 없다. 여객과 화물수요를 늘릴 수 있는 장기적 전략도 공유해 고용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근원적 해법도 제시해야 한다. 
 
권가림 산업팀 기자
권가림 산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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