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쑤성 르포①] 中'모래와 전쟁' 55년…황허 류자샤 댐에 가보니

2024-07-2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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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년전 세운 中 최초 100만㎾급 댐

규모 9.0 내진설계 "대지진도 끄떡없다"

毛 지시로 건설···"治水는 곧 治世"

"누런물을 푸른물로"···中기술자립 상징

중국 서북부에 위치한 간쑤(甘肅)성은 동서양 문화를 교류했던 실크로드 거점으로 다양한 민족이 살던 곳이다. 지금도 후이족·짱족(티베트족)·둥샹족 등 55개 소수민족이 분포해 이슬람교를 믿는 후이족 자치주부터 티베트불교 성지가 있는 짱족자치주까지 이색적인 문화를 자랑한다. 황량한 황토고원과 푸른 초원까지 아름다운 자연이 공존하는 곳이기도 하다. 중국외문국 초청으로 지난 15일부터 5박 6일 일정으로 간쑤성 남부 지역을 다녀왔다. 한때 중국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 중 하나로 꼽히는 간쑤성은 최근엔 중국 지도부의 빈곤퇴치, 향촌진흥 정책에 발맞춰 '중국식 현대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었다. 현지 현대화·산업화 발전 현주소와 소수민족 주민의 생활상까지 총 3회에 걸쳐 현장 르포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주>
 
55년 전 지은 100만급 댐···규모 6.2 지진 "끄떡없다"
중국 간쑤성 린샤후이족자치주 융징현에 위치한 류자샤 댐 전경 앞에는 황허의 일을 잘 해야 한다는 마오쩌둥의 구호가 새겨져 있다 사진배인선 기자
중국 간쑤성 린샤후이족자치주 융징현에 위치한 류자샤 댐 전경. 앞에는 '황허의 일을 잘해야 한다'는 마오쩌둥의 구호가 새겨져 있다. [사진=배인선 기자]

지난 15일 중국 간쑤성 성도인 란저우(蘭州)에서 한 시간 반쯤 동남쪽으로 차를 달리자 취재진 앞에 황허 상류의 황토협곡을 막아 세운 인공호수와 함께 거대한 댐이 모습을 드러낸다. 린샤후이족자치주 융징현에 위치한 류자샤(劉家峽) 댐이다. 

1969년 4월 1일, 1호 발전기를 시작으로 가동된 중국 최초 100만 킬로와트(㎾)급 수력 발전 댐이다. 올해로 이미 건설 55년이 됐지만 여전히 건재한 모습이다. 지난해 12월말 1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규모 6.2 간쑤성 지진에도 끄떡없었다고 한다. 

자오위빙 중국 국가전력망 간쑤 류자샤 수력발전소 당서기는 취재진에게 “당시 진앙이 이곳에서 약 50㎞ 떨어진 지점으로 매우 가까웠지만, 댐 곳곳에 설치된 661곳의 관측점이 모두 무사했고, 설비도 온전하게 유지됐다”며 “류자샤 댐의 재해 예방 및 관리 시스템은 물론 설비 제조 및 품질의 우수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류자샤 수력발전소는 규모 8.0~9.0 지진은 물론, 만년에 한번 나타날까 말까 한 대홍수에도 견딜 수 있도록 견고하게 설계됐다며 중국 댐 건설의 고품질 발전을 보여준다는 게 자오 서기의 설명이다. 고품질 발전은 시진핑 지도부가 외치는 발전 개념으로, 첨단 기술이 이끄는 경제 사회 발전을 일컫는 개념이다.
 
"治水는 곧 治世" 毛 지시로 건설···中 기술자립 상징
류자샤 댐 앞에 도착하자마자 붉은색 글씨로 쓰인 ‘황허의 일을 잘 해야 한다(要把黃河的事情辦得好)’는 문구가 한 눈에 들어온다. 중국 혁명 지도자 마오쩌둥이 1952년 외친 구호다. 황허의 일은 곧 치수, 물관리를 의미한다. 

예로부터 ‘중원의 젖줄’ 황허는 사납기로 유명했다. 가뭄 때면 바닥을 드러내고 홍수철에는 툭 하면 범람해 인명 재산 피해를 낳았다. 마오는 물길을 대대적으로 정비해 농업 수리 시설을 갖추고 발전기를 돌려 전력을 생산하고자 했다. 마오의 구호 아래 류자샤 댐 건설 착수에 돌입한 배경이다. 

댐 건설을 위한 사전 탐사 시공·설계 등을 마치고 1958년 착공에 돌입, 1969년 제1호 발전기가 가동을 시작했다. 모두 2만명 인력이 동원된 신중국 창립 이후 대규모 장기 프로젝트였다. 명문 칭화대학교 수리공정과를 졸업한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도 과거 청년 시절 이곳 류자샤 댐 건설현장으로 하방돼 6년간 노동자로 근무한 적이 있다.
  
자오 서기는 취재진에게 “중국 최초로 지형 측량부터 설계·설비·시공까지 모두 자체적으로 건설한 신중국 최초 100만㎾급 수력발전소”라는 점을 강조했다. 당시 중소분쟁, 대기근, 문화대혁명 발발 등의 어려움을 딛고 완공한 류자샤 댐은 중국 기술 자립 정신을 보여주는 사례로 높이 평가돼 지난 2021년 전국 애국주의 교육 시범기지로도 선정됐다. 

류자샤 수력발전 댐은 훗날 세계 최대 수력발전 프로젝트, 싼샤공정의 기반이 됐다고 한다. 류자샤 댐 직원은 “류자샤 댐이 싼샤댐보다 크진 않지만, 중국 수력발전사를 보면 기여도가 훨씬 더 크다”며 “류자샤 댐 건설 기술인력이 싼샤공정 건설의 지도부로 참여해 중추적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축적된 중국의 수력발전 댐 건설 기술은 중국 대외 확장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를 통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개발도상국 댐 건설에도 활용되고 있다. 
 
"누런 물을 푸른 물로"···55년간 '모래와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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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허의 누런 물이 황허로 유입되는 지점. '이중류배사' 기술을 활용해 타오허에 섞인 다량의 토사를 걸러내고 있다.  [사진=배인선 기자]

'구곡황하만리사(九曲黄河万里沙)'.  번역하면 '굽이굽이 흐르는 황허, 끝없이 이어진 모래'라는 말도 있듯 사실 황허는 세계에서 토사 함유량이 가장 많은 강이다. 그만큼 수력발전 댐 건설이 태생적으로 어려운 곳이다. 

특히 류자샤가 위치한 곳은 황토고원에서 흘러내려온 타오허의 누런 물이 유입되는 지점이다. 타오허 누런 물에 섞인 대량의 토사를 어떻게 걸러내느냐는 게 류자샤 댐 건설의 최대 도전 과제였다. 

토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오랜 기간에 걸쳐 댐 저수지에 토사가 쌓여 물줄기가 막히는 것은 물론, 수력발전 장비도 마모돼 수력발전소 안전이나 운영에 위협이 되기 때문에 터빈을 보수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만 상당했다. 

자오 서기는 “황허의 모래를 걸러낼 수 있는 ‘이중류배사(异重流排沙, 저탁류를 활용한 모래 배출)’ 기술을 자체 개발해 수력 발전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생태환경 보호에도 긍정적 기여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2018년부터는 타오허가 황허로 유입되는 댐 전방 1.5㎞ 지점의 수면 아래 70m 지점에 모래배출구를 파고 갑문을 건설해 타오허 강물에 섞인 모래를 더 효과적으로 걸러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로 건설 55주년을 맞은 류자샤 댐은 하천의 상하류 수위, 물 유입·유출량, 발전 현황, 수질 정보, 토사량, 기상 등도 모두 스마트 기술로 실시간 모니터링해서 빅데이터화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수질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함으로써 기존의 샘플 수집부터 결과가 나올 때까지 2주 걸리던 시간을 1시간으로 단축한 게 대표적이다. 

류자샤 수력발전소는 간쑤성 친환경 에너지 발전의 상징이기도 하다. 류자샤 수력발전 터빈 1~5호기가 지난 55년간 쉴 새 없이 돌아가며 올해 3월말 기준 누적 발전량만 2698억㎾h에 달한다. 자오 서기는 “석탄 9444만9000톤과 이산화탄소 2억4745만6000톤을 절약한 셈"이라고 말했다.

류자샤 댐은 풍부한 저수량으로 란저우는 물론 간쑤성 북부 평원과 닝샤·네이멍구 지역의 농토 관개에 도움을 주고 있다. 매년 8억 ㎥에서 12억 ㎥ 규모의 물을 방류해 봄철 간쑤·닝샤·네이멍구 지역의 137만 헥타르(ha)에 달하는 농경지 농업에 필요한 용수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댐 건설에 따른 주변 생태계 파괴를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서 자오 서기는 “수력발전소와 저수지 근처에 200만 그루 나무를 심어 3382무(畝,1무=666.7m²) 면적의 녹지 공간을 만들어 현지 생태환경 보존에 힘쓰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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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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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라도는중국사형버스에서장기가적출되주거야되는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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