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과정에서 가족관계나 신체 조건 등 직무와 무관한 개인정보를 요구하거나 불합격자에게 결과를 통보하지 않는 등 채용절차법 위반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온라인 구인공고, 청년 다수고용 사업장, 건설 현장 등 629곳을 점검한 결과 220곳에서 법 위반과 개선 필요 사항 341건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가운데 채용절차법 위반에 따른 과태료 부과가 42건, 시정명령이 30건이었고, 개선 권고는 269건으로 나타났다.
한 의료재단은 채용 시 자사 이력서에 구직자의 신체적 조건, 직계존비속의 직업과 직위를 기재하도록 했다. 한 운수업체는 채용 구비서류에 주민등록 등·초본을 첨부하도록 해 출신 지역과 혼인 여부 정보를 수집했다.
이는 채용절차법 제4조의3 위반으로 과태료 각 300만원이 부과됐다. 현행 채용절차법 4조의 3에 따르면 구인자는 구직자에 대해 직무 수행에 필요하지 않은 정보를 기초심사자료(응시원서,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에 기재하도록 요구하거나 입증자료로 수집하는 게 금지돼 있다.
채용 시 진행되는 신체검사 비용을 구직자들에게 전가한 사례도 적발됐다. 한 직물도매업체는 2023년 채용 과정에서 구직자 42명에게 신체검사 비용을 부담시켰다. 이와 관련해 시정명령을 통해 구직자들에게 비용이 환급됐다.
채용탈락자 수십 명 서류를 보관 기간이 지나도록 파기하지 않고 보유했던 사례도 7건 적발됐다. 시정명령을 통해 이력서 64건이 파기됐다.
이 밖에도 합격 여부를 합격자에게만 고지하고 불합격자에게는 알리지 않고 재공고를 올린 업체들은 개선권고를 받았다.
고용부는 하반기에도 민간취업포털 모니터링을 통해 법 위반 의심 사업장을 점검하고, 민간취업포털이 '키워드 필터링' 등 자체 감시 체계로 법 위반을 예방하도록 협업할 계획이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구직 청년들은 면접 후 결과 발표까지 피가 마르는데 불합격자는 탈락 통보조차 못 받아 두 번 좌절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현재 결과를 의무적으로 통지하게 돼 있지만 처벌조항이 없다"며 "이번 국회에서는 공정채용법으로 전면 개정해 청년 친화적인 채용 관행이 확산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