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서울대, 바이러스와 세균 진화 규명…'RNA백신 개발에 응용"

강창원 한국과학기술원 명예교수(왼쪽)와 홍성철 서울대 교수 [사진=한국과학기술원]

국내 연구진이 바이러스에는 세균의 리보핵산(RNA) 합성방식 2개 중 하나가 없다는 것을 밝혀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은 강창원 생명과학과 명예교수(KAIST 줄기세포연구센터 고문)와 홍성철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공동 연구팀이 세균바이러스가 RNA 합성을 마무리 짓는 방식에 '해체종결'만 있고 '재생종결'은 없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9일 밝혔다.

DNA 유전 정보에 따라 RNA를 합성하는 효소가 RNA 중합효소다. 이는 유전 정보가 DNA에서 RNA로 옮겨지는 '전사(轉寫)'라는 유전자 발현 첫 단계를 수행한다. 수년 전 전사 마무리 방식에는 합성 복합체가 중합효소·DNA·RNA로 쪼개지는 해체종결, RNA만 분리되고 중합효소는 DNA에 남아 재생하는 재생종결 등 2개가 있는 것이 확인됐다.

최근 세균보다 진화한 진핵생물 효모의 유전자 전사에도 2개 방식이 쓰이는 것으로 보고되면서, 사람을 포함한 생물 유전자 전사에 두 방식 모두가 사용될 개연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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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세균을 잡아먹으며 증식하는 세균바이러스의 RNA 중합효소를 연구해 생물로 진화하기 이전 태초의 RNA 합성(전사) 방식을 확인했다. 그 결과 세균이나 효모와 달리 재생종결 없이 해체종결만 일어나는 것을 밝혀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RNA 중합효소가 세균에서 바이러스와 달리 적응하면서 해체종결에 재생종결이 추가, 두 방식이 공존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번 성과는 RNA 백신과 차세대 의약품 개발·생산에 응용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관련 연구 논문은 지난 16일 생명과학 분야 저명 국제학술지인 '핵산연구(Nucleic Acids Research)'에 실렸다.

홍 교수는 "분자 하나하나를 관찰해 복잡한 생물체의 진화를 파악했다"며 "이번 연구 기법을 차세대 RNA 의약품과 진단시약 개발에 응용하는 연구로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