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일본 증시에서 반도체 장비를 생산하는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세를 보였다. 도쿄일렉트론과 레이저텍은 7.46%, 4.97% 각각 하락했다. 스크린홀딩스 주가는 6.48% 밀렸다.
미국 정부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막기 위해 동맹국에도 대중국 무역 규제를 강화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가 일본 반도체 장비사 도쿄일렉트론과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사 ASML 등에 해외직접생산품규정(FDPR)을 적용하는 안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 정부가 동맹국들에도 대중국 반도체 전쟁에 참전하도록 설득하는 것은 미국 기업들의 불만 때문이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 KLA 등 미국 반도체 장비 회사들은 현행 무역정책으로 인해 미국 기업들의 피해만 클 뿐, 중국의 반도체 발전을 막는 데는 효과가 없다고 미국 정부에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동맹국들은 미국 대통령 선거가 몇 달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정책을 바꿀 이유가 없다고 보고, 강하게 반대 의사를 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정부는 ‘미검증 기관 명단(UVL·Unverified List·수출 통제 우려 대상)’ 기준을 확대하는 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수출통제 명단(Entity List)의 직전 단계인 UVL은 미국 기술이나 상품을 수입할 자격이 있는 기업인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미국 관리들의 현장 조사가 이뤄지지 못한 기업들을 명단에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