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투신을 시도하던 10대 A군을 경찰 위기협상팀의 남성, 여성 요원이 2시간 여 동안 설득한 끝에 구조에 성공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15일 오후 11시께 서초구에 있는 한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하려던 10대 중반의 남학생 A 군을 끈질긴 설득 끝에 난간 안쪽으로 유도, 구조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은 A군이 지인에게 보낸 사진을 바탕으로 일대 아파트 15개 동을 집중 수색한 끝에 A군이 있는 아파트 옥상을 특정했다.
경찰은 낙하 추정 지점에 에어매트를 6개 설치한 뒤 옥상 문을 강제로 열었다. 이어 오후 9시 15분께 안전바 없는 돌출형 난간에 쪼그려 앉아 있는 A군을 발견했다.
경찰은 뛰어내릴 듯한 행동을 반복하는 A군에게 남녀 위기협상팀 요원을 한명씩 투입했다.
위기협상팀은 A군에게 '누나', '형' 등의 호칭을 사용하고 A군이 아래를 내려다볼 때마다 "○○아, 누나 봐야지. 누나 여기 있어"라며 주의를 돌렸다.
A군이 좋아하는 음료수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고 오후 11시쯤에는 A군의 요청에 따라 휴대전화 보조배터리를 건네주는 등 A군이 좀 더 가까이 다가올 수 있게 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A군을 자극하지 않도록 출동 순찰차와 소방차의 경광등을 끄고 인근 아파트 옥상에 나와 있는 시민들과 경찰관, 소방관을 해산시켰다.
위기협상팀은 "누나가 위험하지 않게 조심히 넘어갈게", "○○이가 걱정하니까 안 다치게 할게"라며 A군을 계속 설득했다.
결국 A 군은 스스로 옥상 난간 안쪽으로 넘어와 안전하게 구조됐다.
서초경찰서 관계자는 "올해 6월 전국 최초로 자살 기도자에 특화된 위기협상 전문 요원을 현장에 전격 투입했다"면서 "(이번 사건은) 전문 요원들의 활약상이 돋보인 사례"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