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과 지역병원이 심뇌혈관 네트워크 사업으로 관상동맥이 모두 막혀 생명이 위태롭던 80대 고령 환자의 생명을 살려냈다.
15일 의정부을지대병원에 따르면 남양주 현대병원과 협진으로 관상동맥이 모두 막혀 병원을 찾은 손모(82) 씨를 의정부을지대병원으로 이송한 뒤 관상동맥 우회술을 시행해 생명을 구하는 데 성공했다.
검사 결과 폐렴 증상과 양쪽 폐에 흉수(흉막강 사이에 생긴 비정상적으로 고인 액체)가 차 있었다.
특히,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해 주는 관상동맥 3개가 모두 막힌 상태였다.
심장 기능도 정상인의 약 25% 이하 수준으로 낮아 중등도 이상의 승모판막 역류증을 보이고 있었고 당뇨와 고혈압, 고지혈증도 갖고 있었다.
심장근육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은 좌전하행지, 좌회선지, 우관상동맥 등 3개로 이뤄져 있는데, 동맥 모두가 막힌 것이었다.
3개 중 하나라도 막히면 심장에 혈류 공급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심장근육의 괴사가 진행돼 심장마비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남양주 현대병원 의료진은 같은 달 26일 손 씨에 대해 '스텐트 삽입술' 치료하려 했다.
하지만, 손 씨의 상태가 악화하자 의정부을지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의료진과 협의 후 을지대병원 응급실로 긴급 이송했다.
의정부을지대병원 의료진은 심장 기능이 더 저하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조치한 뒤 논의를 거쳐 '관상동맥 우회술'을 시행키로 했다.
'관상동맥 우회술'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혔을 때 관상동맥을 대체할 혈관을 연결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만드는 수술로, 1.5㎜의 작은 혈관을 이어주는 고난도 심장 수술 중 하나로 꼽힌다.
고난도 수술이기에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이에 이 수술은 4000례 이상 심장 수술을 집도했고, 관상동맥 우회술의 권위자로 알려진 송현·유양기·이준 교수가 맡았다.
수술은 이틀 뒤인 같은 달 28일 시행됐다.
내흉동맥(가슴)과 대복재정맥(다리)의 혈관을 동시 채취해 관상동맥을 잇는 수술이었다.
수술 도중 손 씨의 심장이 멈추는 위급 상황이 발생했지만, 의료진은 심폐소생술과 심장 인공 보조장치 중 하나인 IABP 삽입을 통해 간신히 고비를 넘기며 계속 수술을 이어 나갔다.
수차례 위기를 넘기며, 관상동맥을 잇는 데 성공, 수술 4시간 만에 심장근육에 원활한 혈액이 공급되면서 손 씨의 상태는 빠르게 안정됐다.
손 씨는 다음날 중환자실에서 의사소통과 식사가 가능할 정도로 빠르게 회복됐고, 일반병실로 옮겨진 후 지난 13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이준 교수는 "이 환자는 심장의 거의 모든 기능이 정상이 아니었고, 고령인 점과 여러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점 등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수술 예후를 장담할 수 없었다"며 "수술 도중 심기능의 심각한 저하로 심장이 정지하는 등 위험한 고비가 찾아왔지만, 환자가 잘 버텨준 덕분에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고 수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송현 교수는 "생명이 위태로웠던 이 환자의 신속한 이송과 정확한 진단이 큰 역할을 한 것"이라며 "의정부을지대병원은 경기 동북부의 심뇌혈관질환 네트워크 사업 핵심 의료기관으로서, 경기 북부의 모든 병원과 잘 소통해 빠른 진료 및 수술로,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한편, 의정부을지대병원은 남양주 현대병원은 보건복지부의 '심뇌혈관 질환 문제해결형 진료 협력 네트워크 건강보험 시범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의료기관이다.
의정부을지대병원은 이 사업 외에도 평소 지역병원과 의료 네트워크를 탄탄히 해오고 있다.
의정부을지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의 경우 8차 관상동맥 우회술 적정성 평가에서 1등급을 획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