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을 많이 찾는 복날이지만 삼계탕 한 그릇 가격이 치솟으면서 선뜻 지갑을 열기 어려워졌다. 서울 시내 일부 삼계탕 식당 중에는 한 그릇에 2만원을 받는 곳도 있다.
반면 집에서 직접 삼계탕을 만들면 한 그릇 가격은 절반으로 줄었다. 삼계탕 원재료인 생닭 가격이 대폭 내렸기 때문이다.
삼계탕은 불과 4년 전만 하더라도 서울 기준 1만4000원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2022년 7월 1만5000원을 넘어서더니 지난해 1월에는 1만6000원대로 올라섰다.
매년 삼계탕 가격이 오르면서 삼계탕으로 유명한 식당 중에는 한 그릇에 2만원대인 곳도 있다. 서울 중구 소재 고려삼계탕과 종로구에 있는 토속촌은 이미 기본 삼계탕 한 그릇이 2만원에 달한다.
삼계탕 가격은 오름세지만 정작 삼계탕 원재료인 생닭 가격은 지난해보다 하락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가 발표한 '7월 육계 관측'을 보면 이달 7월 생닭 유통가격(산지가격)은 ㎏당 1600~1800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7월(2382원) 대비 약 29% 낮은 수준이다. 올해는 생닭 공급량이 늘면서 작년 대비 낮은 가격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 보니 전통시장에서 삼계탕 재료를 구매해 직접 삼계탕을 만들면 1인분 가격은 절반 수준까지 떨어진다. 전문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전통시장에서 삼계탕 4인분 기준 △영계 네 마리 △수삼 네 뿌리 △찹쌀 네 컵 등을 구매하면 3만2260원이 든다. 이를 1인분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8000원이다.
일각에서는 생닭 가격 하락을 근거로 삼계탕 가격표를 납득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식당 업주들은 생닭 가격만을 두고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식당에서 파는 삼계탕 가격에는 인건비와 임대료 등이 포함돼 있다는 취지다. 생닭 산지 가격 하락분이 중간 유통 과정에 즉각 반영되지 않는 점도 삼계탕 가격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한 식당 관계자는 "삼계탕 한 그릇에는 인건비와 임대료 외에도 전기료와 가스비가 포함되는데 이런 비용이 전반적으로 오르다 보니 자영업자들도 고충이 크다"고 말했다.